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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4. 2022

세월을 낚다

하동 해와 달 해양 낚시공원의 푸른 일상

살다 보면 인생은 참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젊음이 좋기는 하지만 실수도 많다. 나이가 들었을 때 현명함이 있지만 운신의 폭은 좁다. 그 나이에 맞는 일이 있고 그 나이에 얻어야 할 것이 있는 것이 인생이다. 마냥 좋은 대로 살 수도 없고 마냥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람이 살면서 시간과 바꾸어야 할 궁극적인 대상은 돈이 아니다. 생각의 현명함과 변화를 볼 수 있는 안목이다.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중요하고 쓸 때 있어서 어떤 경험을 가질 수 있는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만나보았지만 이걸 실천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그 순간의 경험을 축적하여 물고기를 잡기 조금은 수월한 곳을 알아내듯이 자신의 시간과 바꾸어 세월을 낚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위기를 피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오래간만에 하동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 보았다. 하동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한 이곳은 해와 달 해양낚시공원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는 곳이라고 한다. 앞에는 남해에서 많지 않은 드넓은 뻘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망데크도 만들어져 있는 곳이어서 조용하게 하동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동의 바다에서는 지금 한참 굴이 자라고 있는 중이었다. 

무엇이 하동의 얼굴은 만드는가라고 물어본다면 굴, 바다, 글, 노을, 지역의 문화로 읽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시의 얼굴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적어도 이런 얼굴이라면 좋지 않은가. 

이곳의 물은 상당히 맑은 편이다. 서해보다는 깊고 동해보다는 얕지만 적당한 깊이를 유지하며 해산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물고기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오니 낚시를 하기 위한 공간들이 보인다. 가족단위로 낚시를 하기 위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하지만 평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중부지방에 그런 추위가 있어도 이곳은 포근한 편이다. 

해와 달 해양낚시공원은 대치리 일원 2196㎡의 부지에 지상 3층 연면적 1048㎡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어졌는데 해와 달 해양낚시공원은 종합안내센터 내에 숙박시설 13실, 11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식당, 판매점,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물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바다를 오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도 있다. 추운 날씨만 아니라면 바닷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아직 춥다. 

낚시꾼들을 태우고 낚시를 떠나기 위한 배들이 정박해 있다. 겨울이지만 남쪽의 따스한 겨울 햇살을 쐬면서 도시 탐방을 즐길 수 있는 남해 한려수도의 중심  하동군의 해가 뜬 시간은 좋았다. 때론 옛사람들의 행적을 살펴보고 지혜를 배우는 역사 여행을 하기에도 좋은 때가 지금이다. 

바다가 넘실넘실 대지는 않았지만 충분하게 채워진 바닷물로 인해 진득한 파란색의 물이 진한 바다향을 느끼게 해 준다. 이런 느낌 때문에 여행을 하기도 하고 좋은 풍광을 찾기도 한다. 

배를 잡아둔 동아줄에 바다생물이 틈새를 비집고 살고 있다. 모든 것이 한 번에 변화하지 않는다. 조금씩 변화의 물결이 오는데 사람들은 그 물결이 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도 한다. 밀물에서 썰물로 바뀌고 썰물에서 밀물로 바뀌는 것은 분명하게 보인다.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마침 섬으로 가전제품을 가지고 떠나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섬에도 이제 의류건조기가 들어가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배를 타고 잠시 같이 갔다 오고 싶었지만 이날 약속이 있어서 그 행보는 뒤로한다. 

이곳을 이용하는 요금은 성인이 20,000원,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10,000원, 갯바위는 15,000원, 컨테이너에서는 30,000원에 이용할 수가 있다. 이 정도 가격대를 정해놓은 것을 보니 생각보다 물고기 많이 잡히는 모양이다. 배를 타고 사라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다시 돌아왔던 곳으로 발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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