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an 16. 2022

쪽빛 바다 길

1,470km의 여정중 통영 30코스 

1,470km라는 길이는 어느 정도 일까. 비교하기 쉽게 이야기하면 중국의 베이징에서 대전까지 직선거리로 연결을 하면 1,000km를 약간 넘는다. 심지어 부산까지 해도 1,200km가 조금 넘을 정도다. 새로운 것을 보고 찍기 위해 2박 3일 정도의 여정을 소화하면 필자가 1,500km 정도를 달린다. 무척이나 힘든 일정이지만 그렇게 소화할 때가 많다. 그 정도의 길이의 구간이  부산광역시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전남 해남군 땅끝 마을까지 남해안을 따라 연결되어 있는데 문화관광체육부 주최,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따로 함께 걷는 따뜻한 쪽빛 바다, 남파랑 길’이라는 주제로 열리기도 한다. 

통영시로 들어서서 시내로 넘어가는 길목에 항상 이곳을 지나쳐간다. 옆에는 평지에서 불쑥 솟아 오른 듯한 바위산의 발암산이 있고 옆에는 해병대가 통영을 상륙한 것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기념관은 한국군이 단독으로 수복한 최초의 상륙작전이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와 바다와 인접한 곳에 도착을 하면 통영시 무전동에 자리한 무전 해변공원을 만나볼 수 있다. 바다 바로 옆 공원 산책로가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걷기 좋은 곳이다. 운영시간에는 제한이 없는 통영시민들의 생활체육공원이다. 

남파랑길 통영 30코스는 이곳 통영시 무전 해변공원에서 시작해서 해병대 상륙작전 기념관, 향교봉, 발암산을 거쳐서 종점에 이르면 5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 코스다. 중간중간에 화장실과 무료 인터넷과 같은 편의시설이 있다. 

무전 해변공원의 밤에 이렇게 찾아가 보는 것은 오래간만의 일이다. 도시에 살고 있는 필자에게는 바다에 자리한 해변공원은 자주 보아도 무언가의 설렘을 만들어주는 곳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매일 보는 일상이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다른 느낌을 받게 만들어준다. 

배가 정박해 있는 이곳은 조용하다. 넘실대는 바다라기보다는 조용하고 변화가 없어 보이는 바다지만 항상 넘어가는 길목에 이곳을 보면 기분이 새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일상 회복의 길은 멀기만 하다. 누구에게도 예외 없이 변화가 오고 변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를 멀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어디에든 길은 있다. 삶을 여행처럼 즐기는 것에 대한 의미를 우리는 잊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통영의 넘어오는 길목의 공원에서 시작해 바람 부는 대로 길이 보이는 대로 걷다가 숙박장소로 이동을 한다. 

요즘에는 숙박공간의 옥상에 이렇게 열린 공간을 만들어놓는 곳이 많다. 경상도 사투리로 '억수로 이쁘네' 다른 남파랑길에서는 '허벌나게 이쁘네'라고 표현하고 표준어로는 '정말 이쁘네'라고 말하는데 여자들에게는 어떤 나이가 되더라도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통영의 바다를 보려고 올라왔는데 어둠이 내린 통영의 바다는 쪽빛의 그 색채를 보여주지 않았다. 어느 곳이든 9시까지 영업을 하면서 예전보다 빠르게 들어가게 된다. 

숲길에서는 바람이 머문다면 바닷길에서는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중부권은 영하의 온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따뜻하다. 가끔씩 불어오는 비릿한 느낌의 바닷바람만이 겨울에 들어왔음을 알려준다. 

반짝반짝 작은 별~이라는 노래를 어릴 때 불렀는데 이곳은 반짝반짝한 바다가 아침을 밝히고 있었다. 보이기에는 많이 움직이는 것이 아닌 것 같지만 햇빛이 비추는 햇살이 바다가 움직이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곳은 통영 중앙시장이 자리한 곳으로 옆에는 한참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는데 관광시설을 확충하려는 듯 보였다. 통영 여행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고 이곳에서 해산물을 먹고 나서 통영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가는 사람들이 많다. 남해안을 따라 연결된 총 90개 코스, 1,470km의 걷기의 남파랑길중 통영이 포함된 길은 한려 길로 거제시에서 통영시, 고성군, 사천시, 남해군을 이어가는 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안의 일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