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천변 생태호수공원의 시원한 일상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런 방향의 사회적 함의가 도출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층이나 정치인들이 그런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과연 이 시대의 지도층은 그런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보면 그런 역량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자신이 보는 분야만 보고 자신이 아는 것이 모든 것인 양 떠드는 사람들이 많다. 한쪽 방향으로만 공부를 많이 한 것은 반드시 치우친 시각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반적인 국민이 변치 않을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대도시에서는 이런 탁 트인 풍광을 만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저 아래 지방의 강진에는 읍으로 들어가기 전에 강진천변 생태호수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남도 광장부터 태양의 광장, 강진 광장, 잔디광장, 녹색의 길, 물길 언덕 등으로 조성이 되어 있고 중앙에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에는 강진의 바다가 아닌 강진의 입구에서 머물러 보았다.
이 생태공원의 입구에는 정약용의 상이 있다. 정약용은 강진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연쇄살인범 등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악하다고 하면 성을 낸다. 사람은 원래 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은 아주 작게 생각하고 상대방의 티클은 너무나 크게 본다. 정약용은 선을 좋아했던 사람이다. 벼는 물을 좋아해도 기장은 싫어한다. 좋아하는 것을 보면 그 성품을 알 수가 있다. 선은 행해서 기쁘고, 결국 자신을 무럭무럭 자라 번성하게 한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지름길을 찾아갈 때가 있다. 이곳에 담긴 물과 같이 물은 높이에 따라 가장 가까운 직선거리로 길을 내며 흐른다. 빠른 길을 두고 돌길이나 가시밭길을 헤매지 않는다. 사람들은 빠른 길이 아닌 지름길이라고 생각되었던 돌길이나 가시밭길을 가려고 한다. 처음에는 빠른 것 같지만 나중에는 단계를 밟아 노력을 했던 사람보다 뒤처지게 된다.
전에 강진을 와봤을 때 강진천변 생태호수공원을 와봤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강진천을 옆에 두고 조성된 이곳은 겨울인데도 겨울 같지 않은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강진천변에 조성된 생태호수공원은 일시에 10만 톤을 저장할 수 있는 홍수 저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강진의 바다까지 나가지 않고도 휴일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따라 사람은 그 성향이 드러난다. 생태가 살아있는 곳은 건강한 매력이 있다. 데크길이 이곳저곳으로 잘 조성이 되어 있다. 좋은 것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읽을 땐 그러려니 하다가 문득 가슴에 와닿는 순간 자세를 고쳐 있게 만드는 것이 좋은 글이듯이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국이 뚜렷하기는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계절은 조물주가 내려준 4악장의 교향악과 닮아있다. 겨울의 무채색을 채색하며 꽃들이 피어나고 꽃 진 자리에 새잎이 나고 연두색에서 초록으로 변해가면서 사물이 자란다. 그리고 열매를 만들고 벼가 고개를 숙인다음 산에 알록달록한 비단을 펼쳐 보인 후 모든 것이 깨끗해진 곳에 흰 눈이 덮여 편안한 안식의 시간을 선사한다.
경기도의 카페로 유명한 양수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마을 목사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정약용은 자신이 가진 재주와 인품을 가지고 정조에게 발탁되어 많은 활약을 했다. 정조가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가던 수원의 능행길에서 배다리를 놓는 일을 맡아 잘 해냈다. 그렇지만 정조 이후에 이곳 강진으로 온 후 단조로운 귀양살이를 하게 된다. 당시 강진지방은 삼남의 쌀을 서울로 실어 나르는 조운의 중심지였고, 관리의 수탈이 가장 질기게 행해지던 곳이었다. 그 실상을 보고 지금까지 화자 되는 역작들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