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북면 위례 벚꽃길
모든 것의 존재 이유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까. 설명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설명하는 것만으로 그 미묘한 감정선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면 의미는 있다. 코로나19에 연극이나 공연 같은 행사는 접하는 것이 예전처럼 쉽지가 않다. 사회현안이나 사람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연극은 고대 그리스에서도 많이 연출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프롤로고스'(prologos)는 연극이 시작되기 전에 한 등장인물(흔히 神)이 빈 무대에 나와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설명해주었는데 그것이 프롤로그의 시작이다.
소설에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잘 쓰이게 되면 매우 효과적인 시작과 마지막을 마무리할 수 있다. 천안의 외곽에 자리한 위례 벚꽃길은 화사한 봄의 향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길이다. 겨울의 중반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가면 딱 그 시기의 프롤로그를 먼저 접해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이곳에서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는데 그 사람들을 위한 화장실과 같은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천안의 북면 위례 벚꽃길은 병천천이 흘러가는 곳 옆에 자리하고 있는데 은석교를 사이에 두고 있다.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북면 대평리에서 발원해 수신면을 지나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과 오창읍을 거친 후 오송읍과 강내면의 경계인 석화리에서 미호천과 합쳐지는 하천인 병천천의 하천길이는 47.30km이며 유역면적은 366.63㎢에 이른다.
살얼음이 살포시 얼어 있는 이곳 병천천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는 순대가 유명한 음식점들이 여러 곳이 있다. 병천순대는 중부지방에서 순대를 대표한다고 할 정도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징검다리를 지나가다가 아래로 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물소리는 언제든 들어봐도 생명의 소리와 같은 느낌을 준다.
천안 병천면이 이 병천천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는데 병천천의 또 다른 이름은 아우내이다. 내라는 것은 하천을 의미하는데 이곳은 병천천변의 은석초등학교로 역사가 오래되었다. 은석초등학교에 자리한 은석정은 선민들이 풍류를 즐기던 유서 깊은 곳으로 오래된 소나무 및 느티나무 등이 그 세월을 보여주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오래된 고목들이 눈에 뜨인다.
벚꽃이 아직 피지는 않았지만 2달쯤 지나면 이곳에 벚꽃이 만개할 것이다. 벚꽃 프롤로그라고 하면 병천과 아우내 그리고 은석이라는 이름이 어우러진 것이 아닐까. 병천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다. 병천의 옛 이름인 아우내는 두 내가 흘러 오다가 하나로 합류하는 지역을 말하며 이런 곳을 '아우른내'라고 부른다.
'아우'는 옛말 '아울다' '아올다'에서 온 말입니다. 아울은 한자로는'아우를 병 倂" 자를 쓰고 내는 "내 천 川"자를 써서 '倂川'이라고 한다. 아우내는 내의 이름과 함께 마을 이름이 되고 장시의 이름도 "아내장'이라고 하였으면 들판도 '아내벌' 이라고 부른다. 프롤로그의 메시지는 하나로 어우러짐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