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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대길

입춘의 절기 속의 아늑한 바다

보기에는 아늑한 느낌의 바다였지만 몸소 느낀 바다는 입춘이라는 절기가 느끼게 해주는 차가운 바닷바람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보는 것과 실제로 접해보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춘장대 해수욕장은 자주 찾아가 보는 곳이었지만 춘장대역이 있는 춘장대길은 오래간만에 찾아가 보았다. 가는 길목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춘장대역(春長臺驛)은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에 위치한 서천화력선의 역이었다. 폐지 이후 역사, 승강장, 선로, 노반이 모두 철거되고, 서천군에서 2020년 8월에 역 부지에 춘장대역 커뮤니티센터를 완공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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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의 바다를 보기 위해 찾아갔던 곳인데 그냥 입에서 춥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저 멀리 있는 태양의 열기가 아직 체감할 정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바다는 무척 바람이 많이 불고 있었고 구름에 가려진 햇살만이 반기는 둥 마는 둥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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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한적하면서도 어촌마을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 이곳에 있었다. 역 바로 위쪽에 춘장대해수욕장이 있어서 여름휴가철에 영등포역에서 출발하는 임시 관광열차가 이 역까지 운행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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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세차게 내리는 곳도 있었고 잠시 흩날리는 곳도 지나서 이곳까지 왔다. 바람이 부는 이곳의 바다는 춘장대 해수욕장의 건너편에 있는 띠섬목 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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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도로에 홀로 있는 암석이 세월에 맞서고 있었다. 켜켜이 쌓아서 만들어진 단단한 암석의 모습이 외롭지만 당당해 보인다. 이곳에서 홍원항은 멀지 않은데 요즘에 비수기라서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고 장사를 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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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춘장대역이 있는 곳으로 가본다. 예전의 철로와 관련 시설들은 모두 철거가 되었다. 작년에 1단계 '춘장대역 커뮤니티 센터'를 개관하였고  2단계 사업으로 40억 원을 투자해 가족 산책로 및 자전거길, 어린이 놀이터, 공원을 조성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휴식과 놀이공간을 만드는 사업이 2023년 여름에 완료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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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대역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가물가물하다.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 '철길 너머 희망으로 조성사업'은 신서천화력발전소의 발전연료가 해상 운송되면서 폐선된 철길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30년 간 철길로 단절된 마을을 하나로 잇는 공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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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춘장대역 커뮤니티센터인데 다양한 행사나 아이돌봄공간도 자리하고 있다. 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391.59㎡ 규모로 건립되어 1층에는 사무실, 북 카페, 서면다함께돌봄센터가 들어서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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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석탄은 대부분 배로 운송되며 이렇게 기차로 운송되던 시대는 저너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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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활용되고 있는 어선들이 백사장에 정박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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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는 아니지만 가는 곳에 철새가 자리한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이곳은 그래서 서천 철새 나그넷길이라고 불리고 있다. 홍원항→춘장대역→춘장대해수욕장→부사호(8.8㎞, 3시간 소요)가 일반적인 구간으로 사람들이 많이 걷는다고 한다. 춥지만 걷기에 좋은 서천 해안길을 걸으면서 생각해본다. 정박해 있는 배들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면 해안가에 자리한 백사장의 한가한 모습은 삶의 도화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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