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 한국에서 의무교육은 초중고까지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학까지 진학을 한다. 사람은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교육자가 얼마나 있을까. 교육은 사람 간의 차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만 차별을 위해 배우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배움의 본래 의미를 도덕경에서 찾는다면 다섯 가지 색으로만 범주화하면, 우리 눈은 멀게 되고 다섯 가지 음으로만 범주화하면, 우리 귀도 멀게 되고 다섯 가지 맛으로만 범주화하면, 우리 입맛은 짧아질 것이다. 배움은 그런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는 데 있다.
강경근대역사문화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강경의 중심축이 있는데 특이하게 이 도로를 중심으로 강경을 대표하는 학교들이 자리하고 있다. 강경중앙초등학교, 강경여자중학교, 강경고등학교, 강경상업고등학교가 한 곳에 몰려 있다.
강경중앙초등학교의 전신은 사립 보명학교로 1905년에 설립되었으니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건너편에 보이는 새로운 신축 사옥으로 옮겨서 1907년 4월 1일 공립 강경보통학교(公立江鏡普通學校)로 인가를 받게 되었다.
스승의 날도 이곳 강경에서 먼저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떤 방향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봐야겠지만 서양 아이들은 사물을 먼저 배우고 동양 아이들은 관계를 먼저 배운다. 서양에서 행위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지만 동양인에게 행위는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발생하는 것이거나 주어진 상황에 자신이 적응한 결과이기도 하다. 변화되는 사회에서 기존의 교육방식이 아니라 초중고의 교육방식은 바뀔 필요성이 있다.
이곳은 강경상업고등학교에 남아 있는 교장이 머물렀던 관사다. 관사는 지금 이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서양식의 건물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경험을 중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가장 소통의 문제는 그 경험이 전부라고 생각할 때다. 즉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 말 그대로 '나 때는'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때는 맞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 방법이 먹히지 않는다. 그걸 인정하는 것이 배움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강경은 동서양의 문화가 같은 공간에서 공존하고 있다. 적지 않은 근대문화유산은 서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이다. 강경이라는 지역의 교육은 서양과 중국의 화교 문화가 같이 공존했던 시기가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이중 문화적인 환경에 놓여 있으며 앞으로 많은 변화를 생각해야 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