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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6. 2022

아델라인 Ver 2

같은 나이, 멈춰진 시간, 진실한 사랑은

오래전에 보았던 이 영화가 왜 생각이 났을까. 여성이 독립적인 주체로서 보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늙지 않고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꼈을까. 필자는 아델라인이라는 여자의 삶을 보면서 진심으로 같이 갈 사람이 없는 사람의 고독함을 보았다. 사람이 오랫동안 살면서 수많은 경험을 한다는 것은 때론 불행한 일이다. 모든 사람이 뻔해 보인다면 어떤 만남을 진실되게 할 수 있을까. 


영화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은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100년째 29살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실제 그렇게 살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영화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위한, 블레이크 라이블리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다. 


모든 인생은 독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 가치를 갈고닦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되는대로 사는 사람도 있다. 그 어떤 인생도 한 번이기에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다. 영화 속 아델라인은 사고로 인해 물에 빠져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지만 우연한 일로 인해 다시 살아나게 된다. 그 사고로 인해 얻은 것은 X맨의 미스틱 같은 능력이다. 미스틱의 뛰어난 전투력이나 어떤 누구라도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제외하고 노화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능력 말이다. 107세가 되었고 자신의 딸은 이제 죽음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자신은 여전히 똑같다. 자식을 먼저 보내는 아델라인은 고독한 여성이다. 

죽지 않는 삶이나 다른 사람보다 훨씬 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상당수 사람들의 열망이기도 하면서 경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오래 살기 싫다는 사람들의 이유를 보면 돈 없고 병들고 볼품없는 모습으로 오래 살기 싫다는 것이지 젊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돈까지 있는 삶을 싫어하지는 않는 것이다. 세상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요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조금 더 현실적인 여성을 배우로 썼으면 좋았겠지만 블레이크 라이블리라는 너무나 매력적인 배우를 쓴 덕분에 현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저런 얼굴과 키, 몸매로 꾸준하게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영화에서 아델라인은 자신의 모습을 누가 알아볼까 봐 10년마다 이사 다니는 저주(?) 받은 인생을 한탄하면서 살아가지만 그건 배부른 투정이 아닐까. 그렇지만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연기는 괜찮은 편이었다. 이쁜데 개념까지 가지고 있는 여성을 잘 연기해냈다. 개인적으로 원더우먼의 갤 가돗이 아델라인의 두 번째 영화를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군가와 추억이 있다는 것은 다른 동물들이 느낄 수 없는 인간들이 누릴 수 있는 사치이자 행복이다. 사람의 기억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갈수록 기억은 희석되고 누군가의 추억은 빛바랜 종이처럼 희미해져 간다. 그러나 같이 했던 그 공간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그 사람들의 추억을 머금고 있다. 아델라인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진실되게 손잡고 한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는 누군가를 찾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인드보다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조건에 더 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누군가를 바라보면 색안경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조금은 서글퍼지는 것 같다. 자신이 썼던 기록과 글을 다시 돌아보는 것은 어린 왕자를 다시 읽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때 들었던 생각과 시간이 지나 들었던 생각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만약 20년 전의 시간에 멈춰져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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