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의 계곡에서 강으로 이어지는 생태길
올갱이와 재첩이 들어간 국밥은 아마도 하동과 구례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먹거리를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같은 풍경과 비슷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지역이 하동과 구례다. 같으면서도 다른듯한 이 두 지역은 모두 생태가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 속의 풍경을 만나면서 계곡을 거닐고 아래로 내려오면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두 지역이 마주 보고 있다.
곳곳에 작은 마을들이 자리한 지리산은 물의 산이다. 지리산에 형성된 수많은 계곡과 폭포, 하천을 포함해서 해발 1,000미터 이상이 되는 능선의 상단부에 형성된 연못과 산자락까지 골고루 분포된 습지 등 지리산은 여느 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도시나 대도시 부근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장관처럼 보이는 계곡도 지리산에는 그저 흔한 모습이다. 접근하기에 수월한 곳도 있지만 위험이 있어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곳에서만 들어가는 것이 좋다.
척박해 보이는 곳에서도 나무들은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다. 지리산에 화재가 잘 나지 않는 이유는 물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의 산 지리산에는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의 동물과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지리산의 곳곳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도달하게 되는 곳은 바로 섬진강이다. 가을의 은행나무와 단풍이 아름다운 단천 꼬두라미 마을을 흘러내리는 물은 이제 섬진강으로 흘러간다. 단천마을에서 단은 박달나무를 의미하며 박달나드리라고도 한다.
이렇게 드넓은 백사장은 웬만한 해수욕장에서도 보기 힘들다. 책을 읽는 독서는 밖에서 스쳐 지나가는 집 구경이나 풍경구경과 같다. 만약 바깥에서 집을 보고 나서 보았다고 말한다면 그건 아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을 알려면 모름지기 안으로 들어가서 하나하나 보아, 방은 몇 칸이나 되는지 등을 보면서 자꾸자꾸 보다 보면 그제야 마음에 담을 수가 있다.
섬진강가로 곳곳에 쉼터가 있는데 주로 도보여행을 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어서 차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많지는 않다. 섬진강 트래킹의 길도 상당히 긴 편이다. 화개장터가 있는 곳에서 하동읍을 지나 더 아래까지 이어진다.
섬진강가에 자리한 음식점들은 재첩이나 올갱이가 들어간 음식을 내놓는 곳이 많다. 대부분의 먹거리가 산에서 나는 것과 강에서 나는 것들이다. 만약 바다에서 나는 것을 먹고 싶다면 하동 금남면으로 가던가 술상항으로 가면 된다.
순두부 속에 알알이 들어간 올갱이가 먹음직스럽다. 올갱이는 드는 수고에 비하면 먹을 것이 많지가 않다. 입 안 가득 채울 수 있었던 것이 올갱이가 아니라 순두부이고 특별한 맛을 지닌 것도 아니었지만 먹거리에서 기대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전국의 일반 하천에서 서식하는 흔한 올갱이는 지리산 물의 깨끗하고 물살이 센 곳에서 자라 품질이 좋아서 하동군 향토음식의 주 재료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