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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보존의 법칙

이제 환경은 멀리 있는 회색 코뿔소가 아니다.

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것이 언제였 나를 돌아보았다.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환경이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레이철 카슨의 봄의 침묵이라는 책을 읽고 환경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확실히 논리적이고 효과적으로 환경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새가 더 이상 울지 않는 지구에 대해 잠깐은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새는 울고 있고 별다른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다른 나라의 이야기처럼 생각하며 살다가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으로 갑자기 물을 사 먹기 시작했다.

오래되었던 카메라를 맡겨서 다시 살려내니 새 카메라를 산 느낌이 들었다. 세종시에 자리한 로렌 하우스로 내비게이션에 입력을 하고 찾아갔다. 세종시에 자리한 로렌 하우스는 제로에너지 특화단지로 만들어진 단지다. 국내 최초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제로에너지 건축물 2등급 취득) 했으며 행복도시에 60가구, 김포한강에 120가구, 오산세교에 118가구가 조성되었다. 1차 사업에 이어 2차 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

과거의 환경문제는 대부분 산업과 기업의 문제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고 각종 가축분뇨나 생활환경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다시 환경을 살펴본 것은 바로 수질환경기사를 공부하면서였다. 그런데 방향성은 전혀 달랐다. 수질환경기사에서 공부하는 종목은 물을 어떻게 정화해서 사용하는가에 국한이 되어 있다. 환경이 시험과 연관된 것은 수질환경기사와 대기환경기사다. 그렇지만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방향에 적합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지난 2년 동안 많은 변화도 있었다. 바로 환경으로 예전에는 기업이나 공공조직에 국한되어 있다가 지금은 개개인도 실천해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탄소배출을 좁게 바라보고 있지만 탄소는 우리가 하는 모든 생활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알기 위해 혹은 찾기 위해 검색을 할 때 적지 않은 전기에너지와 함께 탄소가 배출이 된다. 우리는 간단하게 단어를 입력하고 검색을 누르지만 저 멀리 있는 서버에서는 적지 않은 에너지를 배출한 후에 우리에게 그 검색 결과를 보내준다.

2022년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청과 환경부는 탄소 지움 실천 캠페인으로 가족 모두 탄소 마이너스 캠페인을 5월 9일에서 6월 10일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마(마실 땐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이(이메일 휴지통 비우기) 너(너튜브 대신 도서관에서 자료 찾기)스(스마튼폰 화면 절전모드 사용하기) 캠페인과 함께 제로에너지 특화단지를 찾아가 보았다.

1차 시범사업으로 60가구가 들어선 행복도시의 로렌 하우스와 이제 2차로 진행되는 행복도시에는 78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은 1-1 생활권 B12BL으로 15년 제로에너지마을 특화계획을 수립하고 16년에 사업 참여자 선정 및 리츠 영업인가를 거쳐 19년 2월에 주민이 입주하였다.

집에서 콕 박혀서 유튜브를 보는 사람은 적지 않은 에너지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아무렇지 않게 쌓아놓은 이메일도 꾸준하게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REITs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997년이었는데 주로 미국 같은 해외에서는 일반적인 형태였다. 집을 어떻게든 소유하려는 한국의 현실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공공의 방향으로 진행되는 REITs는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이곳의 집들은 자산관리회사가 중심에서 투자자와 LH 보유토지, 건설사, 임차인을 연결하면서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집을 거래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모두가 원하는 방향은 남향이다. 일조가 가장 잘 확보되기에 집안의 환경도 좋지만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의 건축 배치도 일조 확보를 위해 건축물을 남향으로 배치하고 중앙에 도로를 두고 서로 마주 보도록 배치를 하였다. 아파트와 달리 나오면 서로 얼굴을 쳐다보게 되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에너지는 꼭 필요하다.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의미이며 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은 결국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지구라는 행성은 대기로 둘러싸여 있는데 모든 에너지는 보존이 된다. 끊임없이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아가는데 결국 지구의 곳곳에 환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복층구조로 설계되어 있는 이 집은 다락방이 있는 3층까지 만들어져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단열, 고성능 창호, 기밀성 등을 확보하여 친환경 저 에너지 주택으로 건축하고 있다. 이곳 역시 그렇게 설계에서 완공하였는데 보통은 시공비가 일반주택에 비해 1.5배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이곳의 전용면적은 84평방미터인데 지붕 일체형 태양광 패널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며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쓰거나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동적(passive)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액티브 하우스는 외부 에너지인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다.

이곳의 특징은 열회수환기장치와 대기전력차단장치등이 설치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3층 다락방의 문을 열고 나가서 고기를 구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20세기까지 환경은 그냥 멀리 있는 이야기처럼 생각이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일상행동들이 마치 나비효과처럼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환경 문제를 토론하기 위한 인류 최초의 회의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보전하는 데 전 인류가 다 함께 협력하고 노력하자고 한 선언적 규정인 인간 환경 선언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972년에 선언되었다. 시간이 지나 이제 그 인간 환경선언은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구해줘 홈즈처럼 소개하고 싶었지만 환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그냥 한 번 돌아본다. 집을 이사 가기 위한 것이나 지인의 집에 가거나, 모델하우스 등을 방문해본 것을 제외하고 다른 집은 보는 것은 오래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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