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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9. 2022

하이다이빙

어라~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른데...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 너무 쉽게 이야기한다는 것을 또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하루였다. 수영경력 25여 년, 요가 3여 년 등의 경험을 가졌지만 코로나19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덕분에 저질체력이 되어버린 몸을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물은 필자와 너무 가까운 것이 아닌가. 흔히 사람들이 알고 있는 다이빙은 실내수영의 스타터에 불과했는데 상당히 유사할 것이라는 착각까지 가지고 있었다. 실내수영을 오래 한 사람은 수경을 쓰지 않는 환경에 상당히 낯설다. 바다수영이야 고개를 내놓고 하기 때문에 물속에서 눈을 떠야 하는 환경도 많지 않다. 


올림픽 다이빙 경기장의 규정은 스프링보드 높이는 1m 또는 3m, 길이는 최소 4m, 너비 50㎝,  플랫폼 다이빙대는 수면에서의 높이가 5m 또는 10m의 플랫폼, 10m의 하이 다이빙 대등을 갖추어야 한다. 도전은 항상 가치가 있다는 생각 아래 호기롭게 용운 국제수영장을 찾았다.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그동안 했던 수영의 경험은 깊은 물속에서 빠져 죽지 않게 해 준다는 점이었고 정석으로 다이빙을 하면 물속에 생각보다 깊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다이빙이 그렇게 준비운동을 많이 하는 운동인지 처음 알았다. 한 가지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준비운동의 상당 부분이 요가와 닮아 있다는 것이다. 수업에 참여하는 남녀의 비율은 50:50 정도로 생각보다 여자의 비중이 많아서 놀랐다. 생각보다 힘든 준비운동을 다시 요가 수업을 한다는 자세로 모두 따라갔다. 그 결과는 다이빙 연습할 때 나왔다. 이미 체력을 모두 소진한 채 다이빙대에 올라서니 떨리는 다리는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앞섰다. 


알려준 대로 뛰어내렸는데 생각보다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아무리 수영을 잘해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이 '수영은 좀 하시죠?'라는 질문에 호기롭게 '그럼요'라고 말을 괜히 했나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다이빙을 제대로 연습하면 살이 찔 수는 없겠구나라는 생각은 절로 든다. 

한 가지 후회되는 것 중에 하나가 요가를 적지 않은 시간 했지만 머리 서기와 물구나무를 왜 소홀히 했나라는 것이다. 다이빙을 필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면 머리 서기와 물구나무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 그게 안되고는 생각했던 그런 그림이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경력이 좀 되는 듯한 분들이 왜 물구나무를 서면서 몸을 푸는지 다이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여성분의 다이빙은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현실은 1m의 위에서 연습하면서 코로 계속 물을 들이마시는 필자만 보일 뿐이었다. 

요가를 오래 하신 분들은 물에 두려움이 없고 수영 좀 할 수 있다면 다이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처럼 수련을 오랜 시간 쉬었으면서도 자신의 주제를 모르고 도전하면 준비운동만 하고 끝날 수도 있다. 물에 저렇게 빠지고 싶다는 생각은 요가를 다시 수련해야겠다로 이어진다. 왜 화이트보드에 물구나무서기 몇 회가 적혀 있는지 알게 되었다. 공중에서 몸의 컨트롤이 잘 되는 방법은 무조건 연습뿐이 없다. 아무튼 필자가 생각했던 그림은 우아한 발레였는데 직접 느낀 것은 아이의 걸음마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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