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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1. 2022

24 시즌1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보통은 하루를 24시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1시간보다 짧은 20분 단위로 끊어서 보는 편이다. 그렇게 생활하게 되면 마치 하루가 상당히 긴 여정처럼 생각된다. 물론 할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단점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과 시간을 다르게 느낀다는 점이다. 필자에게는 벌써 시간이 이렇게 갔나라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지가 않다. 마치 미드 24시가 한 시간 단위로 끊어서 그 상황을 보듯이 그려나가는 경우가 많다. 

만약 오늘 하루만 주어진 것이라면 어떻게 살아갈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갈까. 아니면 희망이 없으니 빨리 마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까. 초단위로 쪼개서 사는 것은 어렵지만 20분같이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게 되는 삶은 가능하다. 

대전에서 24시를 보낸다면 어디를 선택할까. 한 번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선택하지 않을까. 자신 삶의 기록이 그렇게 기록이 되면 시간마다의 기억이 또렷해진다. 대전의 중심에 자리한 한밭수목원의 봄꽃은 이제 막을 내리고 여름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대전 서구 둔산대로 169에 자리한 한밭수목원의 시간은 시작되었다. 엑스포 시민광장을 중심으로 양쪽에 자리한 한밭수목원은 보통 동원 쪽은 사진을 찍기 위에 방문하고 서원은 걷기 위해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장미목의 큰 장미꽃은 시들어가고 작은 장미꽃들은 아직 화사하다.  

사람도 식물도 물고기도 모두 물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물은 때론 반갑고 때론 멀리 있으면 좋을 때가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우아하게 거닐면서 장미도 보고 물도 보면서 맛있는 것을 먹는 사람이 아니다. 지랄 맞은 주기로 공허함을 느껴야 하는 방법을 한 100개쯤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면 새로운 것이 보일까란 생각을 하면서 끊임없이 갈망한다. 그러다가 누가 "저 꽃은 참 이쁘네요."라고 하면 저 많은 감성을 전달해주고 싶어서 근질근질하다. 

물이 담겨 있는 곳에 먹이를 뿌려주니 물고기들이 정신없이 몰려들었다. 어디서나 남들이 전혀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지만 그걸 설명하고 싶을 때도 많다. 

대전에서는 토요 국악이라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국악기와 사람 목소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경험을 선사해준다. 그 시간은 24시 중 한 시간 정도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24시 중 한 시간 정도를 부여하면 되지 않을까. 감상의 깊이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말이다. 작가는 일상 속 삶에 대해 경험하고 관찰하는 것을 작품으로 발화시키는데 이것 역시 행복을 찾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에 비례해서 커지는 강박과 불안감 역시 떼려야 뗄 수 없는 반갑지 않은 친구다. 

삶의 면에서 24시의 면을 그때그때 감정과 느낌에 따라 떠오르는 감각으로 채우기도 한다. 이는 생각이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생각과 흘러가는 시간들 사이로, 당시 경험하고 본 세계의 사물들이 다른 나에게 들어온다. 세상은 가시적으로 보이는 세상과 비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세상이 혼재하고 있다. 

개인이나 회사, 조직, 국가는 언제나 봄 속에 살지 못한다. 추운 겨울에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나서야 봄을 맞을 자격이 비로소 생긴다. 24시가 있고 1, 2, 3,,,12월이 있으며 다시 묶어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시즌이 있다. 그리고 합쳐서 12달이 된다. 12달이 지나면 누구에게나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한 살이 더해진다. 피해봐야 소용이 없다. 이 시간이 가장 좋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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