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먹어보는 뽕잎밥의 감칠맛
오래될수록 좋은 것이 있고 제철음식이 좋은 것이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해도 되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오래된 것이 우선 기반이 된다. 100년, 200년이 되어도 좋은 맛 중에 하나가 바로 씨가 되는 식재료다. 씨간장은 종갓집에서 꼭 있어야 할 음식의 기초 식재료였다. 간장이 좋으면 된장 맛이 좋고 된장 맛이 좋으면 고추장 맛도 좋다. 그렇게 나아가다보면 식탁에 올라오는 모든 음식들의 맛도 좋다. 아무리 음식을 안 하는 시대라고 하더라도 맛에 대한 기본을 알고 있다면 적어도 밥상은 맛깔스럽게 차릴 수는 있다.
정원이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면 무언가 여행한 것 같은 느낌이다. 충주에 자리한 이 음식점은 고택을 활용하여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씨간장이 있어서 그 씨간장으로 음식을 내놓는 곳이다.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다가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꽃 한 송이가 보인다. 이 꽃은 왜 이곳에 있을까. 분명히 여름인 것을 알려주기 위함일 것이다. 여름에 볼 수 있는 꽃이니 말이다.
여보게 따라오게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고택과 잔디밭이 있고 뒤쪽으로 돌아가면 또 정원이 나온다. 정원에 앉아서 차를 마시기에도 좋다. 느낌이 청양의 방기옥 고택과 비슷하게 다가온다.
특별한 여행은 때론 평범한 일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쉼은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 일상에 충실해질 때 가치가 있다. 실제로 여행하는 것도 있지만 세상 모든 책은 때론 미지의 세계를 안내하는 여행 안내서가 되어주기도 한다.
요즘에는 가격대가 많이 높아져서 한정식이라고 하면 1인분에 20,000원을 넘는 가격대가 기본이 되고 있다.
안으로 들어오니 예약을 했기에 상이 모두 차려져 있었다. 이곳은 뽕잎을 콘셉트로 음식을 내놓는다. 뽕나무 잎은 10-11월에 서리가 내린 후 따서 잘게 썰어 햇볕에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한다. 뽕나무에서만 나오는 버섯이 바로 상황(桑黃) 버섯일만큼 뽕나무에서 나오는 것들은 모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오래돼 보이는 한옥만큼이나 인테리어와 음식에도 깊이가 정갈함과 같이 나온다. 식탁에는 반드시 고기가 있어야 한다는 지인이 있다면 소불고기를 추가하면 된다. 달짝지근한 소불고기가 심심한 나물 반찬들과 궁합이 좋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씨간장으로 만든 양념을 넣고 쓱쓱 잘 비벼본다. 분명히 잘 비벼야 맛이 좋다. 비비는 것도 잘 못하면 무슨 맛인지 모른다.
소불고기도 간장이 맛이 좋으면 맛있게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좋지 않은 소고기를 가지고 해도 맛이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씨간장이 입맛을 돋워주고 때로는 초콜릿 향이 나고 단맛 쓴맛 신맛 등 오묘한 맛이 나게 한다. 간장은 동양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돼 온 장류이지만 씨간장은 한국만이 가진 고유한 전통간장으로 발효의 과학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