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식재료가 있는 노은 농수산시장을 거닐며...
제철의 맛을 보기 위해 현지를 가는 방법도 있지만 현지에서 공수해서 파는 지역의 거점이 되는 농수산시장을 방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는 춥지만 사실 바다는 겨울이 제일 맛이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생선들 대부분은 겨울에 먹으면 아무런 탈이 없을뿐더러 제철 생선은 산란기를 앞두고 살을 찌우고 기름이 많아진 생선을 이른다. 귀한 맛을 가진 제철 생선들은 대부분 따뜻한 온도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홍성의 남당항은 거리가 멀고 새조개는 먹고 싶을 때에 농수산물 시장을 찾으면 된다. 대전에서 노은 농수산시장은 가장 활성화가 된 곳이기도 하며 제철 생선이 가장 많은 곳이기에 주말뿐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곳이다.
킹크랩을 먹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래된 듯하다. 감칠맛 나는 맛은 킹크랩도 가장 좋지만 크기가 크기인지라 먹을만한 킹크랩을 주문하면 15만 원은 줘야 한다.
새조개를 주문하면 보통 동죽이라던가 서해바지락, 홍합등은 서비스로 준다. 여기에 배추나 냉이등을 넣고 끓여 먹으면 더 좋지만 간단하게 먹기 위해서는 그냥 조개만 넣고 끓인 다음 라면을 넣어서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양식이 불가능한 새조개는 값이 비싼 데다가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어 '바다의 노다지'로 불리고 있다.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나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 새조개는 오는 5월까지 채취가 되지만 보통 3월까지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해안에는 천수만 같은 잔잔하고 얕은 바다에서 사는 새조개는 이 중에서 천수만에 자리한 충남 홍성 남당항이 일찌감치 새조개 산지로 명성을 떨쳤다고 한다. 새부리처럼 생긴 조갯살이 큼직한 데다 여느 조개보다 단맛이 강하고 쫄깃쫄깃하다. 보통은 새조개를 사면 먹기 좋게 다 손질을 해준다. 손질하는 법에 따라서 새조개살이 나오기 때문에 경험이 중요하다.
물메기가 정말 저렴하다. 동해를 갔더니 물메기 가격이 상당하던데 서해가 훨씬 많이 잡히는 모양이다. 동해에서는 구하지 못할 한 마리에 10,000원에 구입을 할 수가 있다. 칼슘과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물메기는 주로 겨울철에 탕이나 찜으로 즐겨 먹을 수 있는데 특유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의 물메기탕이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귀한 수산물이 됐다.
새조개를 구입하니 서비스로 준 조개들을 씻어서 넣고 끓이기 시작한다. 끓여지기 시작하면 새조개를 넣어서 데쳐먹으면 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10여 초쯤 있으면 먹기 좋게 익는데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된다.
조개는 나중에 다른 식재료를 넣어서 먹어도 되고 라면수프를 조금 넣고 혹은 멸치육수를 낸 국물을 넣고 칼국수를 만들어서 먹어도 좋다. 시원한 것이 새조개의 도움이 크다.
한 때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를 모두 보면서 정말 와인을 마시면 그런 생각이 들까란 의구심을 가졌다. 그렇다면 필자도 신의 물방울처럼 표현해 볼까. 달 데쳐진 새조개를 입안에 넣는 순간 어느덧 드넓은 서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태산처럼 쌓아놓은 키조개 사이로 물통마다 새조개 가득가득한 것이 보인다. 쫄깃하게 녹는듯한 부드럽게 넘어가는 그 맛이 눈앞에 펼쳐진다. 표현은 했지만 솔직히 그건 아닌 듯 하다. 하지만 맛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