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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6. 2022

나의 오두막

2022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또, 다시 야생(多視 野生)’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용서를 하면서 지내왔던가. 용서를 하는 것은 사랑을 확대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게 밖을 향하던 안으로 향하든 간에 용서는 애써 붙잡고 있었던 그 마음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특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고 살아가기도 한다.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일들의 꼬임 속에서 허락하지 않는 마음과 대립각을 만들기도 한다. 그걸 자신만의 오두막에 갇힌다고 말하고 싶다. 

매년 공주에 있는 연미산이라는 곳에서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공주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에서 열린다. 올해의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오는 27일 오전 11시부터 11월 30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40년 전인 1981년 국내 최초 자연미술 운동을 시작한 <야투> 그룹의 활동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자연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2022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세계 10개국에서 26 작가(23팀)의 작품 23점이 출품된 이번 비엔날레의 주 전시는 야외 자연미술 설치작품과 실내전으로 구성된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또, 다시 야생(多視 野生)’으로 ‘재야생(rewilding)’라는 의미로 "또, 다시야생(多視野生)”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소비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기후변화가 북극의 영구동토층을 녹이고 있다. 영구동토층은 한 번 녹으면 다시 빙하기가 오지 않는 이상 비가역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다.  

자연과 생태를 정복이나 개발, 관리나 운용의 대상으로부터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며 자연과 인간의 화합이라는 생태 담론의 중요 이슈가 전 세계뿐만이 아니라 이곳도 채우고 있었다. 올해의 작품들은 물질적 속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본래적 속성을 탐구하여 드러내는 작업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나 이번의 작품들을 보면 다양한 모양과 공간을 가진 오두막들이다. 예전부터 비엔날레의 작품들은 그동안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현장 워크숍의 방식으로 구현되는데 한 달간의 제작 기간 중 전용 레지던시에서 함께 숙식하며 작품 프레젠테이션과 워크숍을 통해 작가들 서로의 작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꾀하면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는 다양한 물건이 구매하고 소비되고 버려진다. 자연 속에서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은 자연의 심성을 닮아가는 것과 같다. 명실상부한 자연미술 활동의 허브로서 다른 비엔날레와 차별화된 큰 자산이라 볼 수 있는 것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데에 있다. 

설치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기에 여러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도 눈에 뜨였다.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라고 했던가.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두막들은 작고 공간도 협소하지만 소박하지만 거창하지 않게 우리를 감싸준다. 

한 작품의 내부로 들어와서 위를 쳐다보았다. 변화의 길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깨어남이 필요하다. 깨어남은 변화로 가는 열린 문이이기도 하다.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에는 다양한 형태의 오두막들이 자연을 닮은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산, 고요한 시간, 열기, 작품으로 채워진 2022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서 마음으로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아래를 바라보니 한 송이의 들꽃에서 하늘을 보고 손을 펴서 무한함을 쥐며 이 순간에 영원을 볼 수 있었다. 자연을 닮은 2022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적어도 힐링의 공간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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