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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5. 2022

꽃무릇

때마다 무릇 해야 될 일들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때에 맞게 살면 그만이다. 지금의 때는 어떠한가. 9월의 중순이 지나는 지금 딱 돌아다니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사람은 여러 해를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여러 해를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다. 흔히 상사화로 알려져 있지만 꽃무릇이라는 표현에는 익숙하지가 않다. 꽃무릇이 지금 한참 피어나고 있어 홍성군을 찾아가 보았다. 

마을분들의 힘이 함께 어우러진 이곳에는 2022년 품앗이 마을축제 지원사업으로 제2회 꽃무릇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군 특화사업단, 홍성군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가 후원하고 꽃무릇 마을회가 주최 및 주관하였다. 

마을분들이 만들어놓은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다랭이 논이 나온다. 이 가을에 꽃무릇 꽃의 화려한 연출로 명성이 높은 곳도 여러 곳이 있지만 이제는 이렇게 사람이 사는 공간 그리고 농촌으로 들어와 있다. 꽃무릇은 수선화과 Lycoris속에 속하는 알뿌리 식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상사화랑 한 집안 식물로 약간 다르게 보일 수는 있다. 

마을분들이 이날의 식사를 준비하셨다. 내년에도 또 준비를 해야 하니 이름을 적고 간단하게 잔치국수와 함께 음식도 먹어본다. 이날의 잔치국수는 중면을 사용했다. 적당한 멸치육수에 김치 맛이 어우러진 그런 느낌이다. 

흔히 상사화로 불려진 꽃들을 사찰에서 많이 본 덕분에 농촌의 일상이 물들어 있는 다랭이논에서 보는 것이 약간은 낯설기도 했다. 계곡을 따라 흘러내려오다 물가의 둔치나 평평한 곳에 흩어져 거기서 뿌리를 내려 꽃이 핀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논과 가까운 것에 심어놓은 것도 생태학적으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날의 행사는 장향원 뜰에서 시작해서 쌍우물 유래 설명과 물지게 체험, 마을쉼터에서 바람개비, 바이올린 공반 견학과 꽃무릇과 함께하는 다랑이 논 거닐며 자연 관찰하는 여정으로 이어졌다. 

홍성은 꽃무릇과 관련된 축제들이 여럿이 있다. 홍성에서는 석당산 꽃무릇 외 오는 15일과 16일 홍성읍 옥암리 장향원에서도 제2회 꽃무릇 축제가 열려 군민들에게 가을을 만나게 해 준다. 

꽃무릇이 피어 있는 이길을 내려가면서 뜨뜻한 여름날씨에 다시 찾아온 듯한 여름을 만끽(?)해본다. 

대체로 생각해본다는 의미의 무릇과 꽃이 만나니 대체로 이쁘다는 느낌이 만들어졌다. 이번 주말이면 꽃무릇이 절정에 달해 홍성의 다랭이논의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더해 이 시간을 꽃무릇같이 채워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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