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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때마다 무릇 해야 될 일들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때에 맞게 살면 그만이다. 지금의 때는 어떠한가. 9월의 중순이 지나는 지금 딱 돌아다니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사람은 여러 해를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여러 해를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다. 흔히 상사화로 알려져 있지만 꽃무릇이라는 표현에는 익숙하지가 않다. 꽃무릇이 지금 한참 피어나고 있어 홍성군을 찾아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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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분들의 힘이 함께 어우러진 이곳에는 2022년 품앗이 마을축제 지원사업으로 제2회 꽃무릇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군 특화사업단, 홍성군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가 후원하고 꽃무릇 마을회가 주최 및 주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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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분들이 만들어놓은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다랭이 논이 나온다. 이 가을에 꽃무릇 꽃의 화려한 연출로 명성이 높은 곳도 여러 곳이 있지만 이제는 이렇게 사람이 사는 공간 그리고 농촌으로 들어와 있다. 꽃무릇은 수선화과 Lycoris속에 속하는 알뿌리 식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상사화랑 한 집안 식물로 약간 다르게 보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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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분들이 이날의 식사를 준비하셨다. 내년에도 또 준비를 해야 하니 이름을 적고 간단하게 잔치국수와 함께 음식도 먹어본다. 이날의 잔치국수는 중면을 사용했다. 적당한 멸치육수에 김치 맛이 어우러진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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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상사화로 불려진 꽃들을 사찰에서 많이 본 덕분에 농촌의 일상이 물들어 있는 다랭이논에서 보는 것이 약간은 낯설기도 했다. 계곡을 따라 흘러내려오다 물가의 둔치나 평평한 곳에 흩어져 거기서 뿌리를 내려 꽃이 핀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논과 가까운 것에 심어놓은 것도 생태학적으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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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행사는 장향원 뜰에서 시작해서 쌍우물 유래 설명과 물지게 체험, 마을쉼터에서 바람개비, 바이올린 공반 견학과 꽃무릇과 함께하는 다랑이 논 거닐며 자연 관찰하는 여정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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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꽃무릇과 관련된 축제들이 여럿이 있다. 홍성에서는 석당산 꽃무릇 외 오는 15일과 16일 홍성읍 옥암리 장향원에서도 제2회 꽃무릇 축제가 열려 군민들에게 가을을 만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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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이 피어 있는 이길을 내려가면서 뜨뜻한 여름날씨에 다시 찾아온 듯한 여름을 만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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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생각해본다는 의미의 무릇과 꽃이 만나니 대체로 이쁘다는 느낌이 만들어졌다. 이번 주말이면 꽃무릇이 절정에 달해 홍성의 다랭이논의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더해 이 시간을 꽃무릇같이 채워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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