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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5. 2016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팀 버튼 스타일의 성장영화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이 들기는 하지만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매력적인 영화다. 메인 스트림에서는 이상한 아이들의 능력은 X맨의 뮤턴트의 능력과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숨어 살아야 할 단점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과 다른 모습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히 배척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을 수호자처럼 보호하는 사람은 새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미스 페레그린이다. 독특한 능력을 가진 그녀는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막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시간의 문안에 사는 아이들은 매일 똑같은 하루를 되풀이하는 LOOP속에 살며 보호받고 있다. 1943년 9월 3일 독일 공군이 폭탄을 떨어트려 저택이 전소하기 전부터 바로 24시간을 돌려 똑같은 시간을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시간의 문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할아버지의 값작스런 죽음의 단서를 쫓던 제이크에 의해 발견이 된다.


시간의 문안으로 들어가 만난 아이들은 제각기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남들과 다르기에 몰래 숨어 산다. 계속 어린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용기를 가져본 적이 없다. 공기를 다루고 하늘로 날아갈 수 있는 소녀, 불을 다룰 수 있는 소녀, 모든 사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소년, 메두사와 같은 능력을 가진 아이, 엄청난 괴력을 가진 소녀, 투명인간, 인간 프로젝터 등 뮤턴트의 능력을 보유한 캐릭터들이다. 

팀 버튼 특유의 색채가 묻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이들과 반대편에 있는 할로 게스트의 모습과 능력은 공포영화에서 많이 본듯한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팀 버튼은 영화 안에서 기성세대에 맞서 용기를 얻는 성장을 잘 그려냈다. 잔혹해 보이는 장면도 팀 버튼의 손에 들어가면 그냥 재미있고 웃긴 장면으로 변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려고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불신하고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만 가치가 있지가 않다. 

아이들의 눈을 먹으면 혹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누군가의 생명력을 취해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는 할로 게스트는 마치 기득권 혹은 이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기성세대를 보는 느낌이다. 이미 내면은 괴물로 변해버렸는데 온화한 모습과 웃는 얼굴로 가면을 쓴 채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추악한 어른(할로 게스트)은 더 이상 영혼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뇌의 시냅스의 활동이 둔화되면 당연히 아이디어도 생각이 잘 나지 않고 날카로움도 없어질 수밖에 없다. 대신 노련함과 통창력이 생겨나지만 그것 맛으로 부족하다. 그렇기에 수많은 책과 여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국 누군가의 노력이나 열정을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길 수밖에 없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영화가 주려는 본질적인 메시지인 '용기 있는 성장'을 볼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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