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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9. 2022

Back to the 군대

계룡 세계 군문화 엑스포의 군문화 생활관

필자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하고 싶었던 것은 나름 파란만장했던 군대 이야기를 에세이로 쓰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에세이는 쓰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때의 기억들이 흐릿해지만 대부분은 명확하게 남아 있다.  아마도 나중에 시간이 되면 쓸지도 모르겠다. 소설 형식이 되었던 에세이가 되었든 간에 군대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묘사를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계룡 세계 군문화 엑스포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계속 열린다. 이곳에는 세계 군문화 생활관이 있는데 마치 다시 군대 시절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곳이었다. 지금 군대의 물품이나 체계, 군 복무기간은 정말 좋아졌지만 군대는 누구에게나 자신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군대 부심은 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금은 여성도 같이 근무를 하지만 아직까지도 군대나 경찰은 남자들의 수가 가장 많다. 말을 잘 듣지 않는 남자들의 특징은 규칙을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규칙이 정해지면 웬만하면 지킨다는 것이다. 반면 공감능력이 있는 여자들의 특징은 규칙이 있어도 적당하게 감성으로 넘어가려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것들은 전쟁과 함께 발전한 것이기도 하다. 통조림이 그러했고 의약용품으로 사용하는 페니실린이나 우리가 주방에서 흔하게 보는 전자레인지는 레이더를 통해 만들어졌다. 레이더에 사용하는 부품인 마그네트론이 소형화된 것이 오늘날의 전자레인지다. 

필자도 참 자유로운 스타일인데 군대생활은 어떻게 했나 모르겠다. 생각 외로 참을성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곳에 오니 다양한 군대의 문화가 있어서 잠시 Back to the 군대로 만나본다.  

군대를 적당하게 잘 보낸 덕분에 훈장 받을 일은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훈장이라고 하면 군대에서는 마치 가슴을 장식하는 멋진 꽃과 같은 느낌이다.  HBO 드라마에서도 나치 친위대가 가슴에 꽂은 꽃이 등장하기도 한다. 

텐트가 많이 현대화되었다. 군대에서는 하고 싶지 않아도 밖에서 캠핑 생활을 하게 된다. 단독 훈련이든 야외 종합훈련이든 군단 훈련이 든 간에 6박 7일, 14박 15일의 즐거운 캠핑(?)은 정기적으로 해볼 수 있다. 대신 불멍 같은 것이나 여유 있는 하루 같은 것은 없다. 

군복도 정말 다양해지고 슬림해졌다. 나치는 군복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세계적인 명품 디자이너를 동원해 군복을 디자인한 것은 정말 유명하다. 군복은 그걸 입고 싶어 하는 남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관물대와 침대가 한 명마다 이렇게 주어진다니 부럽다. 대학교 다닐 때 사용했던 옷장보다도 더 훌륭해 보이는 요즘 군대의 관물대다. 참고로 대학교 다닐 때는 천으로 된 아주 별 볼 일 없는 옷장을 사용했다. 

텐트가 이렇게 훌륭해졌을 줄이야. 요즘에 나오는 웬만한 텐트보다 퀄리티가 좋아 보인다. 게다가 이렇게 넓은 텐트는 시중에서 팔지도 않는다. 하긴 이 정도 규모라면 텐트라기보다는 막사라고 부른다. 

군대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거는 것은 바로 먹을거리다.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먹는 것에서 시작해서 먹는 것으로 끝이 난다. 심지어 휴가를 갔다가 복귀할 때 군부대의 문을 들어오는 순간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참 신기한 몸의 변화를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올해 열린 계룡 세계 군문화 엑스포를 돌아보니 다시 과거로 회귀한 느낌이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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