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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4. 2022

자연의 학습 (學習)

관저동에 자리한 유아 숲 체험원

학교를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이 학습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학습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적은 편이다. 배우는 것은 해도 익히는 것까지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익힌다는 것은 자신이 아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배우는 것만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별하게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을 보면 설명도 잘한다. 어려운 말이 아니라 알아듣을 수 있는 표현으로 어려운 것을 이해시킨다는 의미다. 

연상의 본질은 하나의 주체가 환경에서 어떤 것을 지각하는 데 있다. 자연은 학습의 기초를 알려주는데 가장 좋은 곳이다. 갇힌 공간에서 책을 놓고 배우는 것보다 때로는 밖에서 다양한 생명체와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이곳은 관저동에서 도안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대전광역시 서구의 유아 숲 체험원이 있는 곳이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쳐가지만 가끔씩은 들르기에 좋은 곳이다.  가을이 무엇인지 아이에게 알려주면서 숲 체험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기에 좋은 곳이다. 

지금의 교육은 묻고 답하기가 아니라 문제를 주고 가장 빨리 해결하는 방법만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익힐 시간을 주지 않고 배우기만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과거의 교육은 묻고 답하기를 끊임없이 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켜왔다. 조선시대의 교육이 그러했었다. 

이곳도 확실히 완연한 가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쪽에 들어와 있는 이곳은 산책로와 주변으로 연결되는 산길로 이어진다.  일시적이고 변할 수 있는 단기 기억작용은 일정한 시간 동안 기억을 유지시켜주는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얻어지는데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힌다. 그렇지만 영속적인 신경계통의 변화가 발생하는 익히는 것을 거치면 시냅스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 구조 변화로 인해 다른 것들을 추론하고 문제 해결하는데 큰 변화를 만든다. 

괜히 옷을 얇게 입고 나왔다. 필자 역시 학습이 잘 안 되는 것이 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데 가끔씩은 나이를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옛날 같이 에너지가 넘치는 그런 나이도 아닌데 말이다.  

유아들이 숲 속에 설치된 설치물 등을 장난감 삼아 놀이하며 몸과 마을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 유아 숲 체험원의 조성 목적이다. 안전하게 설계된 시설에서 어린이들은 자연과 하나가 되며 지금까지 배웠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 준다.  


유아 숲 체험원은 유아가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함으로써 정서를 함양하고 전인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으로 숲은 교육과 문화의 장으로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산업화 시대에는 기존에 해오던 방식의 교육은 유효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익히는 것까지 안 해도 일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학습이 되어야 한다.  

날이 참 좋고 가을색이 총천연색으로 앞에 펼쳐져 있다. 대형 종합놀이기구 같은 것이 설치가 되지 않았지만 기존 숲과 지형을 최대한 보존·활용한 학습공간과 놀이공간을 배치해 어린이들이 숲과 자연 속에서 창의력을 발휘해 자유롭고 즐겁게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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