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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8. 2016

에바그린의 내면

연약하면서도 강한 여자

연약한 척하는 것과 연약한 것은 다르다. 비슷해 보이지만 의도적으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과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비추어지는 것과의 차이라고 할까. 1980년생인 에바 그린은 프랑스 배우이다. 프랑스 배우들이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몰라도 이자벨 아자니, 소피 마르소, 레아 세이두, 에바 그린 등의 공통점은 묘한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매력은 미국 할리우드의 여배우들과 다르다. 여운이 남는 그런 독특한 여성의 매력을 보여준다고 할까. 게다가 프랑스 여배우들은 개념 있는 소신 발언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이자벨 아자니는 프랑스 지방자치단체들이 무슬림 여성 수영복 '부르키니'착용을 금지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부르키니 금지 결정은 우습고 위험하다." 


소피 마르소는 인권을 도외시하는 사우디 왕세자가 있는 국가에서 주는 상인 '레지옹 도뇌르'수상을 거부하면서   자신의 소신을 뚜렷하게 밝힌 바 있다. 


에바 그린은 자유를 담은 청춘 멜로드라마인 몽상가들로 데뷔를 했다. 이때부터 에바 그린만의 색채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에바 그린이 출연한 영화들을 보면 보통의 여자 배우들이 연기하고 싶은 그런 배역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노출도 있으면서 대중적인 그런 매력이 아닌 팜므파탈적인 색채가 진한 영화에 상당수 출연했다.  에바 그린이 연기력이 되지 않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하고 싶은 역할을 보여줄 뿐이다. 

학창 시절의 트라우마


생각 외로 학창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집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공동생활을 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폭력이라던가 왕따 문제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나 누군가의 손길이 닿는다는 점이다. 에바 그린 역시 상당히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학교 생활이 원만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연기하는 모습으로 보았을 때는 학생들 사이에서 상당한 주도권을 잡았을 것처럼 보이는데 전혀 다른 학창생활을 한 것이다. 에바 그린을 보면 연기할 때만큼은 학창 시절의 트라우마는 깨끗이 지워버린 느낌이다. 

집이라는 공간


어릴 때 수줍어하던 그녀가 좋아하는 공간은 바로 집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모든 사람에게는 가장 편한 공간이다. 하루에 1천만 원의 숙박료가 지불되는 공간보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아늑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놀고 파티를 좋아할 것 같은 그녀는 파티나 쇼핑, 클럽을 싫어한다고 한다. 화려한 색깔을 지는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과도한 화려함이나 꾸며짐인 것 같다. 꾸밈이 필요 없는 곳이 바로 집이다. 집에서도 풀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TV를 켜고 드라마를 보면 된다. 

당신에게 치유란?


성인이 되면 상처받지 않을 줄 알았는데 성인이 되면 상처받을 일이 더 많다. 게다가 미성년 프리미엄이 사라졌기 때문에 대부분 그 상처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자신이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사회에서 버티는 것은 쉽지 않다. 에바 그린에게 치유는 바로 연기이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어두운 이면이 잠재 있다. 그리고 그런 어두운 것이나 더럽고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을 몰아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에바 그린이 순수하기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지만 영화 속에서 그녀의 연기는 팜므파탈을 넘어서 독살 맞기까지 하다. 그녀는 스크린이나 무대에서 자신을 완전히 표현하고 그 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을 모두 표출할 수 있는 그런 여자이다. 


대책 없이 화를 참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표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변에서 보면 착한 사람 콤플렉스로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행동은 스스로를 망가트리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피해를 입히는 셈이다. 

에바 그린이 걸어가는 길은 대중들에게 공개되어 있다. 집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의 사생활을 알 수는 없지만 대중들은 그녀가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는 알고 있다. 에바 그린의 어린 시절이 수줍고 소심했을지는 몰라도 지금 그녀를 보면 내면을 제대로 잘 다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연약해 보일 수는 있지만 강한 여자이다. 많은 사람들은 내면을 다지지 않은 채 겉모습을 꾸미는데 더 열중한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더 좋아 보이는 화려함에 끌리게 된다. 화려함이 사라지면 자신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에게 유일한 편인 내면이 텅 비어 있기에 더욱더 비참하다. 


내면이 잘 다져진 사람은 철학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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