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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3. 2022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상실하는 고통을 넘어서야 하는 존재의 의미

사람은 살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상실의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순리적이며 충분한 준비기간을 가지고 준비할 수도 있지만 최근의 사고에서 보듯이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올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는 무기력감에 휩싸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순리적으로 흘러가지 않음이 사람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일까. 어쩌면 우리는 하루 앞도 못 보고 살아가는 무지한 존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최근에 개봉한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라는 영화가 얼마나 흥미가 있었는지 혹은 재미가 없었는지는 판단하지는 않는다. 영화 속에 던져진 메시지만을 가지고 글을 쓰려고 한다. 채드윅 보스만이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후 블랙 팬서시리즈는 이미 갈길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그 여동생이 그 자리를 이어받기는 하지만 영화에서 그가 감당했던 그 무게를 온전하게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마치 영화 속에서 그녀가 보여주었던 역할처럼 말이다. 

국왕이자 ‘블랙 팬서’인 '티찰라'의 죽음 이후 수많은 강대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게 된 '와칸다'를 그린 이번 시리즈는 리더 혹은 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한 사람의 행동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넓을수록 권력이 많이 쥐어졌음을 의미한다. 일반 사람들처럼 행동해서도 안되고 생각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폭군이나 전쟁을 일으켰던 사람 혹은 탐욕스러운 사람들은 권한만 누리고 책임은 방기 했다. 그 결과 모든 사람이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 

이 영화에서 비주얼적으로 볼거리는 바로 탈로칸의 세계다. 마치 개봉을 앞둔 아바타 속의 수중세계를 미리 보는 것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웠으며 신비로웠다. 와칸다와 대척점에 있는 탈로칸은 제국주의로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를 침략했던 유럽으로 인해 태어나게 된다. 신비로웠던 마야제국이나 잉카제국은 스페인 등의 침략으로 속절없이 사람들이 죽어갔다. 그들의 원죄는 잊어야 할까. 인간은 어떻게 보면 똑같은 실수와 용서를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탈로칸 세계의 인간들은 근본적으로 사람의 한계를 넘어서 와칸다의 사람들보다 훨씬 우월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 

세상에 어떤 문제들은 쉽게 대답할 수도 없고 쉽게 결정을 내릴 수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문제를 쉽게 결정하고 쉽게 말하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는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을 때가 많다. 풀린 것 같지만 수많은 문제들은 그냥 덮고 넘어갈 때가 많다. 덮은 문제는 때가 되면 다시 올라온다. 지나쳐간 일들은 그냥 지나쳐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걸어가는 길의 발걸음에 보이지 않은 실에 이끌려 따라가는 것이다. 국제 정치적 비유를 통해서 무력 사용이나 보복 공격의 선제 조건이나 도덕적 약점에 대해서 진지하게 물었던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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