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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30. 2022

그 겨울, 춥다.

이현동의 분위기는 참 좋은데 왜 이리 추운지.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라고 했던가. 삶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 어딘가로 잠시 떠나서 풍광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찾으려고 하면 때론 자신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다.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어올 때 잠시 잊게 해주는 음악이 있는데 쇼팽의 연습곡 Op. 25, 11번(Étude Op. 25, No. 11)은 어떨까. 손의 유연성, 지구력이 필요한데 난이도가 꽤나 있는 곡으로 곡 전체는 일명 '겨울바람' (Winter Wind)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상록수를 제외하고 모두 잎이 떨어져서 앙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유독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갈대와 억새다. 겨울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자신이 참 유연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전 대덕구의 끝자락에 자리한 이현동은 조용하게 돌아보기에 좋은 곳이다. 

이현동 생태습지는 습지에 서식하는 동식물, 미생물과 습지를 구성하는 토양 등은 주변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각종 오염된 물을 흡수하여 오염물질을 정화시켜준다. 전라남도는 지금 물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대전은 그래도 기후변화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모두가 같이 노력해야 될 듯하다. 

습지 내 전체 경관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는 곳에 올라가 보기도 하고 물길을 따라 만든 나무데크 산책로는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운동과 산책을 할 수 있게 잘 조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돌은 석탑을 생각하고 쌓아놓았을까. 시간이 지나도 항상 그 자리에서 석탑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전 대청호 길은 주변 산세와 조화를 이루며 알록달록 만추의 색채를 내뿜으며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면서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겨울에 흰 눈이 내리면 이곳은 어떤 풍광으로 바뀌게 될까. 대청호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계절마다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대전 시내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현동이 위치하고 있다. 

데크길을 걷기 위해 안쪽으로 걸어가 본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2023년 열린 관광지 조성 공모사업’ 대전시가 최종 선정되어 대청호반에 관광 취약계층(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을 포함한 모든 관광객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고, 관광지점별 체험형 관광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전 대덕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22년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대청호 사라진 수몰마을, 감돌고기의 비상(멸종위기의 대전 고유어종 감돌고기를 조형물로 제작하며 환경인식에 대한 각성을 스토리화), 사진전(대청호 오 백 리 길 일대의 아름다움을 주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진예술로 표현), 호박축제(지역 특성화를 위한 생태환경미술가 꾸기, 마을 이정표 만들기), 커뮤니티 시네마(환경 영화치료 전문가와 함께하는 영화 세러피와 시네마 토크), 마을 도슨트 주민양성과정(미술, 문화, 생태환경) 등이 추진되었다. 

대전 이현동은 대전 도심에서도 가까운 곳이어서 생태관광마을 힐링여행으로 당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다. 


인간은 몸의 존재로 이 세상에 태어나고 인간은 몸을 통해서 세계와 소통하고 세계를 경험하지만, 몸을 통해서 또한 세상을 자기 자신과 구분 짓게 된다. 아무튼 몸을 통해 느껴보니 올해 겨울은 엄청 추워졌다. 이현동의 생태습지를 돌아보면서 집으로 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이제는 바지를 청바지만 입고 다니기에는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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