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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지극히 소소하지만 먹을만한 음식의 즐거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아닌 땅속으로 꽁꽁 숨어버리지만 무언가 꿈틀대고 있는 겨울이다. 겨울에는 무얼 해야 할까. 부산에 가서 겨울바다를 만끽하면서 수영을 해도 좋고 웃통을 모두 벗고 마라톤을 해도 좋다. 누군가는 객기라고 하지만 자신에게 의미가 있다면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없었던 끼니였던 점심에 어울리는 것은 사실 샐러드가 아닐까.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 어원인 샐러드는 채소에 소금을 뿌린 것을 의미한다. 즉 밋밋한 채소에 짠맛을 더해서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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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상냥하게 커가고 있는 상추를 보니 샐러드를 먹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점점 나오는 상추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먹을만한 상추가 나오고 있다. 이제 집에 있는 것을 활용해서 샐러드를 만들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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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전하게 익은 김치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 샐러드에 활용될 김치를 물에 깨끗이 씻어서 양념을 덜어내었다. 남은 김치는 그냥 참기름에 볶아서 반찬이나 안주로 먹을 셈이다. 야생 채소와 향료 식물에 소금으로 맛을 내던 최초의 샐러드는 봄에 먹을 수 있는 최초의 채소 음식이었다고 하는데 필자는 이 겨울에 먹어보기 위해서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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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정기적으로 섭취하지 않으면 감정의 기복(흉폭이라고까지는 표현하지는 않는다)이 왔다 갔다 하는 지인이 있어서 파스트라미를 더해본다. 소의 양지 부위를 훈연해서 조리한 파스트라미는 요즘에 인기라고 하는데 그건 모르겠고 그냥 먹음직해서 주문한 것이었다. 먹어보니 제법 맛이 난다. 베이컨과는 무언가 다른 묘한 향신료의 맛이 감칠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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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야채도 준비하고 신김치도 먹기 좋게 썰어 놓았으니 샐러드의 궁합을 맞춰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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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많이 되어 있는 재료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샐러드가 짜게 느껴질 수 있었는데 빵이 결합되어서 맛이 중화되었다. 필자는 샐러드도 메인이 될 수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본재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샐러드는 굳이 무거운 음식을 먹지 않아도 신선함과 에너지를 채우는데 이만한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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