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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0. 2022

사생결단 (死生決斷)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는 것도 단언컨대 자신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던가 문제가 생기면 외부에서 그 요인을 찾으려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하면 마음은 조금 편해질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자신의 처지는 나아지지 않으며 발전 같은 것을 할 수가 없다. 모든 사람이 공평하고 공정한 상황에서 출발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것은 항상 부족하고 싫어할만한 것은 널려 있다. 싫어하는 것은 누구나 하고 싶지 않다. 


최근 마약문제로 인해 사건사고가 많이 터지고 있다. 이제 마약은 더 이상 멀리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마약이 처음 퍼지기 시작하는 곳은 술집이다. 남녀가 어우러지는 곳에서 술이 오가고 더 많은 자극을 위해 등장하는 것이 마약이다. 마약은 한 번 하는 순간 뇌의 회로가 바뀌어버린다. 예를 들면 바이러스를 가진 좀비에게 물리는 것과 같다. 좀비가 되면 다시는 인간이 될 수가 없다. 웜 바디스의 니콜라스 홀트처럼 사람같이 되어가는 일 따위는 없다. 마약은 인간의 뇌를 좀비처럼 바꾸어버린다. 마약을 만드는 화학식이 그렇게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황정민과 류승범이 주연을 맡은 사생결단은 인간군상이 얼마나 더티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다. 한탕을 꿈꾸는 마약 중간 판매상과 자신의 목표를 위해 그를 잔인하게 이용하는 악질 형사와의 결합 속에 현실을 잊기 위해 마약에 손을 뻗는 나약한 중독자는 사람이 아니다. 영화의 배경은 IMF 직후를 그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고 자살했던 한국경제에서 큰 획을 그었던 사건이다. 한국경제는 IMF 전과 이후로 바뀌게 된다.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이냐에 따라 운신의 폭은 달라지게 된다. 가진 게 없을수록 한 걸음씩 걸어야 하며 더없이 좋을 때는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반대로 행동한다. 가진 게 없을 때 한 방을 꿈꾸며 살고 더없이 좋을 때는 그 시간이 계속되리라고 생각면서 오만해진다. 영화 속에서 황정민의 표현 중에 회전목마가 등장한다. 아무리 회전목마를 타는 사람들이 좋아 보여도 타지 말아야 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 중간에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선택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 좋게 보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만 어떤 사람은 아예 어울릴 필요가 없다. 세상에는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은 없다. 한 번의 선택으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어쨌든 간에 영화 사생결단에서처럼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는 것은 남이 아닌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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