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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애플이 아니다.

직장경험으로 본 삼성의 한계가 점점 다가오는 요즘.

삼성이라는 회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크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의 부진은 바로 대한민국의 무역적자를 확산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삼성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입장(제길 6만 원대에서 삼성주식을 많이 매입했다.)에서 삼성이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지만 삼성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무언가 씁쓸하다. 예전에 2000년대 초반에서 2010년 초반까지 일했던 회사가 바로 앱을 개발했던 회사였다.


8년을 앱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앱을 총괄기획을 했었다.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이 나오기 시작할 때까지 대부분의 폰에 적용되는 앱을 기획했으니 그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있다. 애플의 그 단순한 디자인의 폰이 처음 나왔을 때 고개를 갸우뚱했다가 이 회사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에 대한 미래(그때 주식을 샀었어야 하는데...)를 볼 수 있었다.


피쳐폰과 애매한 스마트폰사이에 있던 폰들에 들어가는 앱을 기획하면서 정말 많이 짜증 났다. 해상도도 제각각이고 메모리와 가장 낮은 AP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제각각이었다.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지랄 같은 폰들이 계속해서 나왔다. 그것이 한국의 삼성과 LG, 팬텍이 가진 한계였다. 그 회사들은 폰만을 팔 생각을 했었지 그 안에 들어가는 앱에 대해서는 무지에 가까웠다. 여기에 SKT, KTF, LGT는 갑질 아닌 갑질을 했다.


현실적으로 중견회사를 제외하고 나오는 모든 폰을 수량대로 갖추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애플은 그 당시에 현실을 명확하게 보고 있었다. 소프트웨어가 미래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표준으로 폰을 만든 것이다. 무언가 무미건조했지만 앱을 공급하는 회사의 입장으로는 한결 수월했다. 짜증나게 폰마다 메모리를 맞추기 위해 앱의 기능을 덜고 더하고 하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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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이 회사는 스마트폰에서 철수했다. 그래서 주가가 잠깐 많이 올랐다. 그러게 쓸데없이 이상한 폰을 만들지 않았으면 될 텐데.)는 유명인이나 특정 디자인에 치중한 폰들을 출시했다. 앱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보면 정말 쓸데없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었다. 그 안에 담긴 것이 중요한지 모르는 그 회사들은 애플이라는 회사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애플은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애기와 같았다. 전 세계에서 폰을 개발하는 기준으로만 본다면 누가 삼성이나 LG의 명성에 애플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폰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불과 10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다. 모든 것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진다. 그 회사에서 일하면서 앱과 관련한 기획서를 500개쯤 쓴 듯하다. 정말 많은 폰을 테스트했고 많은 폰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접근하게 될지 생각했었다. 애플은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던 회사였다. 그러려면 공급하는 회사들을 의 입장을 배려해야 했었는데 그걸 알고 시장을 만들었다. 그것이 앱스토어다.


삼성은 지금까지의 시스템으로는 성장의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메모리분야에서는 당분간 순위를 유지하겠지만 이미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나 콘텐츠의 하위시장으로 밀려가고 있다. 전자제품의 기술의 상당 수준은 이미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해가고 있으며 인도, 베트남도 뒤따라갈 것이다. 다음의 한계에 봉착할 기업은 현대자동차(지금 현대자의 주식이 없는가 했더니 현대모비스 주식이 있다. 이런...)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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