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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8. 2023

일급살인

사람이라는 존재는 상황 속에서 악마가 된다.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일어난 이유는 노예 때문이 아니라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북쪽에 자리한 미국주들과 남쪽에 자리한 미국주들은 서로 이해관계가 달랐다. 여기에 흑인노예가 트리거가 된 것이었다. 사람에 대한 존엄성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과거에도 그렇지 안혹 지금도 그렇지 않으며 미래에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과 차별된 누군가를 만들기를 좋아하는 속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남북전쟁 당시에 누구도 탈출하지 못하는 감옥이 하나 생겼다. 앨카트라스 혹은 알카트라즈라는 악명 높은 감옥섬이다. 그 섬은 남북전쟁이 끝난 후에 버려졌다가 다시 샌프란시스코 해안에서 약 2.4km 떨어진 작은 섬으로 흉악범들이 수감됐던 교도소로 유명해진 곳이다. 


그곳을 배경으로 그린 영화 중 일급살인이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와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데 있어서 이유가 없음을 혹은 국가가 방조했음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1995년에 개봉한 일급살인은 케빈 베이컨과 크리스천 슬레이터의 여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사람은 상황에 지배받는 동물이다.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 영화를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1938년 3월에  나체의 한 남자가 5피트 깊이의 지하 감방에 던져지는데 동생을 위해 5달러(그때 기준으로는 적지 않은 돈이다)를 훔친 죄명으로 이 지하 감방에서 3년 동안 인간 이하의 삶을 살게 된다.

햇볕을 보지도 못한 채 지하에서 3년을 살게 되면 사람의 인성은 어떻게 될까. 사람은 인성이 말살당하게 된다. 그는 3년 만에 앨카트래스의 지하 감방에서 벗어나나 몇 시간 후, 햇빛 가득한 교도소 식당에서 그는, 자신을 그런 고통 속에 몰아넣은 장본인이라고 생각되는 남자를 살해한다. 그리고 일급살인죄로 기소가 된다. 그는 일급살인을 한 범죄자이기도 하지만 과연 그걸 그 사람만의 죄라고 할 수 있을까. 

그의 변호를 맡은 24세의 젊은 관선 변호사 제임스 스탬필은 처음에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지만 그가 받은 짐승과 같은 생활의 대우에 대해 분노하며 그가 상황에 따른 혹은 국가폭력에 의해 의도하지 않은 살인을 한 것을 변호하게 된다. 

사람들은 살아보지 않았던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쉽게 이야기한다. 자신의 존엄과 자존감을 지킬 수 있으려면 그렇게 쉽게 자신의 선택을 결정해서는 안된다. 일급살인에서 그가 사람을 죽였지만 그런 상황으로 만들어놓고도 아무렇지 않게 책임을 지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누구에게 죄를 물어야 할까. 사람은 많은 경우에 비상식적으로 행동한다. 그걸 제어하지 않는다면 항상 문제의 불씨가 있으며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완벽한 조건, 완벽한 생각, 완벽한 행동은 가능하지도 않으며 사람이 사는 세상은 비이성적인 상황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따라 살기 좋은 나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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