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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을 걷자.

하동 섬진강으로 이어지는 봄꽃의 등장

매화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이 되면 강변으로 나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대도시에서 강변은 높게 서 있는 건물들에 시야가 막혀서 답답한 느낌도 들지만 수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잘 정비된 하천은 자연스러운 느낌이 없어서 좀처럼 봄의 느낌이 들지 않게 된다. 그럴 때면 저 아래에 자리한 하동의 섬진강과 같은 곳이 생각난다. 꽃길을 걷기에 좋은 때는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일찍 핀 노란 별꽃의 산수유나 고고한 매화는 지금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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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으로 매화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하동에서 매실이 많이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때는 봄이다.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봄부터 꽃을 피우는 매화는 대지에 생명이 깨어남을 알려주는 첫 신호를 매화에게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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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가 관상식물로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한무제(기원전 141~87) 때 상림원(上林苑)에서 심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매화가 그림 속에 만개한 시기는 조선왕조에 들어오면서부터라고 한다. 난초,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사군자의 첫머리에 꼽히고 세한삼우 송죽매(松竹梅)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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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서로 상호 밀접하게 짜인 이 자연의 생명을 어떻게 잘 보존할 수가 있을까. 매화꽃이 피는 이곳 섬진강은 그물처럼 지류들이 연결되어 있고 그늘 밑으로 여울을 이루며 흘러가는 곳인데 그 모래밭에 물고기들이 알을 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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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따는 녹차는 최상급으로 가장 맛이 좋다. 녹차밭이 섬진강변에도 드 넓게 자리한 것을 볼 수 있다. 녹차는 햇빛을 받고 자란 잎을 그대로 수확한 다음 찌거나 볶고 말리는 과정을 거치는데 주로 잎을 물에 우려서 마시며 색상은 맑은 연두색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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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동정호에도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데 산수유나무와 매화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동정호정원을 조성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나무들의 나이가 어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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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하늘에다가 그려놓은 것처럼 나뭇가지가 자연스럽게 뻗어 있지만 나무들이 뻗어나가는 데에도 자연의 규칙이 있다. 껍질은 거칠고 투박한데도 화려한 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고 자연의 섭리는 신비롭기만 하다. 매화나무는 하늘로 솟는 기상보다도 ‘천천히’ 느림의 미학으로 누워 뻗쳐가는 가지에 여유롭게 피어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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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차갑게 말라 보이는 뻗어가는 가지에 꽃의 색깔이나 향기가 은은하다. 은은한 향의 꽃이 겨울의 오히려 차가워서 더 맑은 미인이라 빙기옥골(氷肌玉骨)이라고한 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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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섬진강변으로 끊어짐이 있는 데크길이 있다. 아직은 화사한 모습이 아니지만 갈색의 색감도 괜찮아 보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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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섬진강변으로 만들어진 데크길에는 올해 열리게 될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를 알리는 것이 보인다. 올해 5월 4일부터 6월 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나무 가지마다 꽃망울이 가득 맺힌 하동 섬진강변의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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