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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5. 2023

길복순

복수가 온전하지 않은 사회의 어두운 이면

존윅, 더 글로리, 길복순의 공통점은 복수다. 복수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입히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각종 재난과 생각지도 못한 사고에서 상처를 입는 것보다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는 것이 훨씬 많다. 최근 강남에 납치를 해서 대전까지 와서 유기를 한 것은 결국 돈 때문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잘 사는 것에 대한 기준은 없지만 사회가 그 기준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원하지 않는 것도 원하게 만들고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해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척을 하면서 정작 그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언론이 과연 정의를 말할 수 있을까. 정의같이 달콤한 단어는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고 말하는 것이 지금의 세상이다. 이런 사회에서 피해를 입는다면 분노를 해소할 수가 없다. 복수를 대행해 주는 것이 영화나 드라마가 되는 것이 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살인청부업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길복순이라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돈이다. 돈으로 측정되는 가치가 신분상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길복순에 있다. 살고 있는 곳, 무엇을 먹는지와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를 통해 자신의 신분이 정해진다면 영원히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왜 자신의 신분이 타인에 의해서 평가받고 정해지는 것일까. 

길복순이라는 여성도 결국에는 자신의 일이 정의롭지 못하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살아가는 모순 속에서 자신의 딸은 정상적이면서 신분상승을 할 수 있게 해주려고 한다. 사실 시작이 잘못되면 과정은 의미가 없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나서 입은 옷이 스타일리시할 수가 없듯이 말이다. 

사실 길복순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위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이미 사회에서 많은 범죄들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범죄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는 사회가 메시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빈부격차를 더 심화하는 이상 사람들은 서로를 공격하면서 더욱더 사건사고는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때로는 세상의 모든 언론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미명아래 수없이 많은 거짓말과 포장된 것들을 보도하는 그들이 과연 사회에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간에 차가운 돈으로 따뜻한 온기가 있는 사람에 대해 설명할 수는 없다. 설마 온돌위에 돈을 놓고 따뜻할 수도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사람이 가치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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