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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9. 2023

이상한 대출, 전세

미추홀, 동탄 그리고 어디에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다른 것은 선진국과 다른 나라와 잘 비교하면서 희한하게 한국에만 있는 전세에 대해서는 모두들 관대하다. 전세를 주는 사람도 전세를 얻는 사람, 뉴스도, 정치인도 모두 관대하다. 오히려 이렇게 이상한 기형의 제도를 유지하고 확장하는데 지난 10년간 많은 노력을 해오면서 집값의 왜곡을 불러왔다. 그렇게 보면 참 신기하다.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도 아무도 그런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왔다. 보통 사람들이 대출을 받으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기준을 거쳐야 한다. 신용등급도 있지만 DSR 같은 기준도 맞춰야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지금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우선 은행의 안전성은 기본적으로 본다. 금리조건등이 좋지만 1 금융권을 2 금융권보다 선호한다. 돈을 맡기는 데 있어서 은행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전세는 정말 이상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신용도 알 수 없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개인에게 사적인 대출을 해주는 것이 전세나 다름이 없다. 그 돈을 가지고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알 수조차 없다. 2년 혹은 4년 후에 돌려받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에 근거해서 한국사회의 전세시장을 유지되어 왔다.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부동산값이 소득대비 무모한 성장을 할 때는 바로 전세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왔다. 정말 돈이 많은 사람은 전세금 같은 것이 필요가 없다. 중산층을 비롯하여 서민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값은 전세금이라는 기반아래 유지되는 것이다. 과거에 전세금은 그렇게 많이 빌릴 수가 없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확대되면서 지금의 문제를 만들어내는 불씨가 생겨났다. 


전에부터 생각했지만 자산을 취득하면서 그 사람의 신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참 이상하게 보였다. 사람의 선의는 믿을 수 없다. 상황은 선의를 악의로 충분히 바꾸어놀 수 있으니 말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취득세와 등록세만 받을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현재 상태를 고려하여 구매해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어야 한다. 착한 사마리아인이 없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착한 임대인은 없다. 제값 혹은 제값보다 더 받고 싶은 임대인은 있다. 


특정한 사람이 집을 소유하고 싶은데 돈을 빌려주는 사람에게는 불안정한 권리만 있었던 것이 바로 전세제도다. 이미 불행의 씨앗은 전세제도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의롭게 모든 상황이 돌아가리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는 곳이 집이라고 말해도 사람의 욕망은 가능한 정도에서 멈추어지지 않기에 제도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해주어야 한다. 자신의 돈을 강탈당하듯이 한 전세사기에 피해를 입은 여러 사람이 자살을 했다. 좋은 게 좋은 것은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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