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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5. 2023

생각의 밀도(溫度)

생각의 간격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인생의 기준은 생각의 온도에 기반한 밀도에서 만들어진다.      


2022년 10월 이태원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밀도로 인해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90%가 넘는 도시화를 이룩한 한국의 도시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은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보통 밀도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무거운 정도를 말하는데 물리적인 계산에서 사용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정한 부피에 해당하는 물질의 질량을 밀도라고 하며, 물질의 질량을 부피로 나누어 계산한다. 밀도를 계산할 때 가장 쉬운 예시로 철을 예로 들면 철 100g에 부피가 15ml라면, 철의 밀도는 100g/15ml 이므로 약 6.67g/ml가 된다. 물론 이 책은 물리학을 이야기하려는 책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삶의 색깔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색깔을 만드는 데 있어서 밀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밀도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점에서 점까지의 거리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의 삶에서 어떤 밀도는 높으면 좋고 어떤 밀도는 낮은 것이 좋다. 수도권에서 2호선 지하철을 타면 코앞에서 숨 쉬는 사람의 밀도를 경험할 것이고 대전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면 비교적 여유로운 사람의 밀도를 경험할 것이다. 2량으로 운영되는 김포 골드라인은 1㎡당 7~8명이라고 하니 서울 및 수도권에 사람이 살아가는 밀도가 어느 정도인지 예상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주변에서 밀도가 높아지고 낮아지는 것을 꾸준하게 보고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눈에 보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뿐만이 아니라 사는 주거공간에서의 밀도는 우리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기도 한다. 사람의 밀도가 높은 고시원에 사는 사람이 가격은 비교도 되지 않는 큰 평형의 강남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단위면적당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수도권에서 최근 대중교통의 거리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려 했던 요금 체계계획을 철회했지만 역시 어쩔 수 없이 더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극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사람의 밀도는 일반적으로 더 많은 부가가치와 기회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대도시로 사람이 몰려서 살아가게 된다.    

  

수년 째 1명대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출생률이 낮아진다는 한 국가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밀도가 낮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단지 아파트를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공동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낼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이며 편의시설이라던가 공동공간이 확보가 된다. 그래서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이 유지가 된다. 군, 시, 특례시, 광역시, 특별시로 올라갈수록 사람의 밀도는 높아진다. 21세기 들어서 대한민국은 구조적으로 밀도가 낮아지게 되는 시기에 직면해 있고 현실화가 되고 있다. 앞으로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부담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남의 지방만 가보아도 알 수 있지만 하루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횟수는 극히 제한적이다. 금전적으로 여력이 없는데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고 싶다면 서울 및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삶에서 사람의 밀도는 큰 영향을 미친다. 보통 부피는 작으면서 질량이 큰 것들이 가격이 비싸다. 비슷해 보여도 백금과 은을 비교하면 같은 부피에 은의 비해 백금의 질량이 2배 가까이 나간다. 그렇다면 삶 역시 질량/부피의 계산식으로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 사람은 동물처럼 본능만을 가지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물론 본능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법이 있고 사람들은 생각을 하면서 다른 만족감을 찾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필자가 브런치 나는 누군가(https://brunch.co.kr/@hitchwill)의 매거진에서 삶과 일상에 관련한 글들을 엮어서 쓴 책이다.       


사람의 밀도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바꿀 수는 없지만 생각의 밀도는 자신이 결정할 수는 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떤 밀도는 높아지면 좋겠지만 어떤 밀도는 낮아지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편함이 적다. 그렇다면 행복을 위해서 생각의 밀도를 조절할 수가 있다면 어떨까. 하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이 충돌을 일으키지 않고 거리를 둘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다. 생각의 밀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은 삶에 정답은 없어도 자신만의 정답은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에게 생각의 밀도는 있다. 그 밀도의 차이를 조절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떤 생각은 자체의 옳고 그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정관념으로 만들어진 생각이 틀리다고 판명되면 짜증을 내고 때론 충돌을 일으킨다. 보통 혈액형을 물어보고 MBTI를 확인해 보는 것은 불확실한 상대에 대한 자신의 예견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때론 불쾌한 일조차도 자신의 예견이 맞으면 기묘하게 만족감을 느낀다. 불확실한 근 미래에 일어나는 일이 자신의 예견대로 맞아떨어졌을 때 우리의 뇌가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다.  

    

최대한 생각이 편향되지 않으려는 노력은 미래에 발생할 것을 예견으로 불쾌해지지 않는데 도움이 된다. 신경생물학적인 측면으로 볼 때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위험한 존재로 여기게 된다. 생각의 밀도가 변하지 않고 고착화된다는 것은 스스로의 고정관념에 갇혀서 사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그룹의 사람들은 타인을 의도적으로 저평가하거나 같은 존재로 보지 않기도 한다.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면서도 차별적으로 대하기 위해 특정 직업을 갖지 않더라도 무의식적으로 편향이 있을 수는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으로 인해 주변의 누군가가 상처를 받을 수 있고 전혀 관계없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아가서는 스스로에게 희망을 빼앗고 이 사회를 차별의 눈으로 볼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에 따라 세상은 얼마든지 기회와 희망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생각의 간격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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