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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4. 2023

흘러가는 자연

동강과 서강이 합해진 곳에 자리한 영월의 고씨굴

양자역학은 하나의 관철에 대해서 단일하고 분명한 결과를 예측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가능한 결과들을 예측하고 각각의 결과들이 나타날 확률에 대해 이야기할 수가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우연의 결과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강원도 영월이라는 지역은 원래 대양에 있었던 대륙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남한강이 흐르는 곳으로 동강과 서강이 합쳐진다. 남한강은 흘러서 가다가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 되어 서울을 관통한다. 

영월군이 명실상부한 영월의 여행지로 만들고 있는데 이곳 고씨굴이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의 고씨굴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그 형성이 된 것은 4억 8,800만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석회암이 쌓여 지층을 이루었다가 변형과 이동을 거쳐 현재 영월까지 올라오게 된다. 

작년부터 힐링 ZONE(안내센터)과 체험 ZONE(미로공원)·놀이 ZONE(예술공원)등 고씨굴 관광지 명소화 조성사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2130㎡ 규모의 체험 ZONE에는 워터파크형 어린이 물체험 놀이시설, 놀이 ZONE 1930㎡에는 다채로운 익사이팅 어린이 놀이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영월의 고씨굴로 들어가 본다. 고씨굴은 입장료가 있는데 어른 (4,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경로 (1,000원)이다. 고씨굴이 있는 곳의 산은 태화산이다. 긴 시간이 지난 이곳에서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은 지하수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깎여나간다. 

고씨굴 역시 위아래가 따로 있지 않다. 올라가는가 싶으면 내려가기도 하고 다른 풍광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길게 살아도 100여 년을 살아가는 사람의 삶의 눈으로 보아도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깎아가면서 오늘날의 지형은 만들어냈다. 태화산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수가 이곳을 거쳐서 남한강으로 빠져나간다. 

고씨굴의 지굴은 2,438미터에 이르고 주굴의 입구 950여미터를 합치면 총 3,400여 미터가 된다고 한다. 이곳에 오면 자연이 어떻게 흐르는지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빛 한 점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지만 구석구석에 조명이 만들어져 있어서 암흑에서도 굴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굴마다 다양한 이름이 붙여져 있다.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 때 혹은 석회암 동굴의 학술적으로 구분해 놓은 것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석회암의 밀도가 모두 다르듯이 광대한 공간에서 갖가지 모양새를 만나볼 수 있다. 녹아들어 가는 과정 역시 화학작용의 일종이다. 모든 것이 조화로운 곳이기도 하다. 

걷다가 아래를 보고 위를 바라보면 천장의 종유석과 바닥에서 돋아난 석순이 보인다. 거대한 흐름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이렇게 각기 다른 요소가 합쳐져서 조화롭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길에 순응해서 걷다 보면 색다른 모습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고씨굴 관광객의 동선을 놀이 ZONE까지 이어지도록 109m의 인공수로 및 야간 경관조명 등의 유도시설이 설치가 되면 볼거리가 더 풍성해질 듯하다. 

고씨굴의 동굴호소 속에 있는 갈로와벌레는 지질시대에 지표면에서 서식하였음이 화석으로만 알려졌는데 아직도 고씨굴 속에서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고씨굴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고씨굴(高氏窟)은 임진왜란 때 고씨 일가족이 이곳에 숨어 난을 피하였다 하여 이름 붙인 석회동굴로 동굴 속에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2차 생성물로는 동굴 상층부에 12선(仙)이라 불리고 있는 종유석 군과 석순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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