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자락에 자리한 원주옻칠기공예관
본래 명품이라는 것은 오래 쓸 수 있다는 의미로 과시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었다. 장인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서 제품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독특한 색상의 가방으로 잘 알려진 에르메스는 1837년 티에리 에르메스가 창시했는데 원래는 말을 타고 다니는 귀족들을 위한 마구용품을 만들면서 출발했다. 제품의 높은 완성도로 인해 비싼 가격은 이미 유명했다.
한국의 명품이라고 하면 그릇이나 가구 같은 소목이 오랜 시간에 걸쳐 대물림되는 것들이다. 서민들은 보통 막사발이나 질그릇을 사용하였고 양반들은 황동으로 제작된 그릇이나 옻칠을 한 그릇 혹은 가구 등을 사용해 왔다.
1950년대 원주칠공예주식회사의 탄생부터 30여 년간 원주옻칠 채취, 정제, 옻칠기 공예문화에 기여한 원주옻칠 1세대들이 있었다. 원주옻칠문화공예관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전시는 공예관 정기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빼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안쪽에는 카페처럼 조성해 두었는데 옻칠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옻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사용해 온 천연도로이다. 옻칠은 온도, 습도에 의해 변질되지 않으며 살균력이 강한 데다가 인체에 무해해서 유용하다.
모든 조리도구나 가구에 칠은 여러 번 칠할수록 더 오래간다. 예로부터 치악산을 포함한 원주시 전역의 산에 옻나무가 많이 자라는데, 이 지역에서 나는 옷은 우루시올 함량이 높아 품질이 우수하여 생옻을 정제하여 칠을 하면 광택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보통 옻은 닭이나 오리에 요리를 할 때 사용해서 먹는 것을 연상하는데 바르는데 훨씬 많이 사용하여 왔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진액의 불순물을 거르고 공예품 제작에 적합하도록 가공하는 ‘옻칠 정제’ 기술을 만나볼 수 있다.
삼도수군통제영이 통영에 자리하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장인들이 그곳에 모였다. 그곳에는 나전칠기 기능보유자이며 중요무형문화재이기도 한 김봉룡 선생이 1968년에 통영을 떠나 원주시 태장동에 자리를 잡으면서 원주의 옻칠공예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고 한다.
2층에 오면 옻칠을 해서 만든 다양한 가구들을 볼 수 있다. 옻칠은 예로부터 제기나 교자상, 함, 가구 등 귀한 물건에 주로 사용하여 왔다.
인체에 무해한 특성과 살균력이 강한 것을 활용하여 보는 것처럼 현대적인 조형의 생활 식기류를 개발하여 옻칠상품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고 한다.
대량생산되는 제품들이 많이 소비되는 이때에 소량생산되며 희귀한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만큼 생활수준이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많은 작품들을 보며 집에 있었으면 하는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이런 도마 하나가 집에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나전칠기가 국가의 공식 외교 답례품과 의례 공예품으로 제작됐기에, 국가에서 옻칠의 생산을 전담하는 기구를 설치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통영에 가면 옻칠과 관련된 전시관이 있는데 여러 번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천연 옻칠과 자개 상감기법으로 작품을 만드는데 옻칠은 온도와 습도, 햇빛 등 자연환경과 시간의 흐름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색채의 꽃을 피운다. 한국 고유 독특한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 색감과 질감의 회화의 추상성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