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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지극히 상대적이면서도 절대적인 하동의 맛

음식에서 느끼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돈으로만 바꿀 수 있는 경험이 특별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품과 시간을 들여서 자신이 생활하지 않는 공간에서 멀리 떠나 먹는 한 끼의 식사가 특별하지 않을까. 물가가 많이 올라가서 예전과 같이 마음 편하게 한 끼의 식사가 조금은 버거울 때 소비를 다른 방향으로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 끼의 식사에는 특권의식이 있지 않지만 지극히 상대적이면서도 절대적인 그런 경험은 때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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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하동의 배드리장터라는 곳이다. 이렇게 한적한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지만 점심시간에 식당을 하는 곳이 있다. 손이 얼마나 상당히 커서 반찬이 상당히 많이 나와서 한 사람이 먹기에도 양이 무척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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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일본 할 것 없이 TV프로그램에서 지역의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방송이 유행을 하고 있다. 여러 명이서 가기도 하지만 한 명이 가서 먹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홀로 떠들기도 하고 생각한 것을 나중에 입히기도 한다. 이곳을 운영하시는 여사장님은 남원에서 하동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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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남원을 들려 이곳까지의 여정이 있었던 터라 남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남편을 만나 남원에서 하동으로 왔는데 전라도 음식맛을 이곳에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마을식당과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인데 제법 많은 분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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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국은 밋밋하면서도 시원한 오묘한 맛이 있다. 부담스럽지 않은 자극의 국물을 한 수저 마시고 그 뒤에 오는 콩나물의 아삭함은 한식의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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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주실줄 알았는데 너무 많은 음식들이 상을 채우고 있었다. 하동은 재첩이 유명하며 참게가 들어간 음식은 여러 번 접해보았지만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한식 상차림을 받으니 약간은 미안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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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반찬을 먹다가 나온 나물을 모두 보리밥에 얹어놓고 비비기 시작한다. 한 끼에 1,000 원하는 학교식당의 식사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그만큼 매 끼니마다 먹어야 되는 식사의 퀄리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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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부터 시작해서 제육볶음과 무침, 비빔밥과 다양한 찬까지 곁들여서 먹은 이 날의 한 끼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산소와 결합하여 포도당을 만들어서 몸에 흡수가 되었다. 사실 음식은 우리에게 흡수되는 과정은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산화된 탄소를 배출하는 것이다. 몸의 2%에 불과한 뇌가 15%에 가까운 에너지를 사용해서 그런지 배가 많이 고플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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