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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9. 2023

택배기사

그럴듯한 설정, 암울한 미래, 오글오글하는 스토리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생각했을 때 보통 생명에 필수적인 것에 제약을 받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우리는 숨을 쉬는 데 있어서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냥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생존에 꼭 필요한 산소나 물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것에 제약이 걸리게 될 것이다. 디스토피아적인 세상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드라마 중에 아름답다던가 행복한 세상은 별로 없다.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등은 모두 암울한 세상이며 약자에 대한 핍박이기도 하다. 이번에 나왔던 드라마 택배기사 역시 그렇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글로벌 차트 정상에 올랐지만 대기오염으로 깨끗한 산소가 부족한 디스토피아를 다루는 방식과 비주얼 등에 독창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매드맥스에서 펼쳐진 세상과 그렇게 차이점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산소와 물자를 독점한 거대 재벌기업에 맞서 질서를 바로잡으려고 하는 자경단 ‘블랙 나이트’의 리더이자 택배기사 5-8의 활약상이 그려지지만 그렇게 긴장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수돗물이 무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수를 대부분 사 먹거나 정수기에서 물을 빼먹는 것 역시 거대자본의 영향이기도 하다. 수많은 방송에서 건강을 다루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건강염려증으로 사람들을 몰고 가서 거의 의미가 없는 보조제를 팔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드라마에서 각광을 받는 직업은 택배기사다. 세계의 공기가 오염되어 외출도 하지 못하는 작중 시점에서 산소와 생필품을 운반, 배달하는 직업으로 택배기사가 운반하는 물건을 약탈하는 헌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 소총등으로 무장을 하고 다닌다. 

이 세계에서 정치는 실종되었다. 지금도 정치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만 대기업의 자본에 종속되는 케이스도 흔히 본다. 한국의 거대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정부부처 출신이기도 하며 판검사출신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 안될 수 있을까. 

저소득층, 노숙자 등으로 구성된 사람들이 살아가는 구역으로, 4개로 나누어진 구역 중 최하위 클래스의 빈민가 사람들은 천명그룹이 관리하지 않는 구역인 만큼 산소공급 및 식량배달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치안, 소방, 의료 서비스 또한 지원되지 않는다. 그리고 서민들이 사는 일반구역, 중상류층 거주 구역인 특별구역과 최상류 층이 거주하는 코어구역이 있다. 지금이라고 해서 다를까. 서울의 주요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것과 지방의 읍단위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단지 생명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차이정도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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