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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6. 2023

자백

한 번의 실수, 어리석은 해결책, 출구 없는 인생  

사람을 볼 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잘할 때가 아니라 실수할 때다. 평소에 감당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실수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일에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숨겨진 이면을 드러낸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면만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면을 숨기려고 한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에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에 대처하는 것이다. 오직 실수만이 사람을 성장시킬 수도 있고 사람의 본질을 드러내서 주저 않게도 만든다. 


영화 자백은 사람이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떤 실수를 저지르고 그 실수를 덮기 위해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더 어리석은 행동이 그 사람을 궁지로 모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향한 호텔에서 의문의 습격을 당한 유민호는 정신을 차려보니 함께 있던 김세희는 죽어있고,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성공한 사업가로 주목을 받다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가 되어버렸다. 누명을 쓴 유민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승률 100%의 변호사 양신애를 찾게 된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 모든 것이 왜곡된다. 사람의 뇌는 그 사람에게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기억을 왜곡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죄도 무죄로 탈바꿈시키는 유능한 변호사 양신애는 유민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완벽한 시나리오를 짜기 위해 그의 심리를 이용하고 허를 찌르면서 그가 꺼내놓지 않는 진실을 끄집어낸다. 이 영화는 두 개의 사건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그려나간다. 

이 영화는 일본의 추리 드라마를 닮아있다. 전형적인 일본의 소설 스타일이라고 할까. 한국 관객의 경우 이 영화가 어색할 수가 있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가 바탕이 되어 지루할 수 있는 영화를 잘 살리고 있다. 1/3쯤 보았을 때 이 영화에서의 설정과 복선이 보였지만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끝까지 볼만했다. 민호와 양신애 변호사의 대화를 통해 과거의 사건이 교차되고 이들의 설명에 의해 과거의 살인사건과 생각하는 상황이 연출이 되어간다. 

자백이라는 것을 정말로 솔직해지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사소한 거짓말을 가지고 자백하라는 경우는 없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말과 적당한 얼굴의 표정으로 숨길 수 있지만 그 모든 것을 의식적으로 관장하지 않는 신체의 모든 분위를 컨트롤할 수는 없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그다음에 행동이 어리석었다면 그것이 진짜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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