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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9. 2023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인생의 시계를 빨리 돌려도 좋은 순간이 있을까. 

살면서 자신이 결정했거나 자신이 결정하지 않았어도 괴롭고, 재미없고 짜증 나는 시간등은 분명히 있다. 그런 시간등은 빨리 지나갔으면 할 때도 있다. 만약 그런 시간들을 기억에서 지워버리기라도 하듯이 뛰어넘을 수 있다면 그걸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자신의 시간을 마치 리모컨으로 잽핑하듯이 컨트롤하는 영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순간만을 찾다 보니 즐거웠지만 나중에는 뒤죽박죽 되어 자신의 인생을 컨트롤할 수 없게 망가져버린다. 


80대의 해리슨포드가 출연하여 마지막이라고 했던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라는 영화는 그전에 나왔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는 결을 달리한다. 나이가 들고나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간접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영화에서 찾아야 하는 운명의 다이얼은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만든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다. 물에 들어간 부피에 따라 물이 넘친다는 것을 알린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는 유레카로 잘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의 과학철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충분히 긴 지렛대와 그것이 놓일 장소만 주어진다면, 지구라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에서 유래한 아르키메데스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80대가 될 때까지 고고학자이자 모험가로서 때론 학자나 교수로서의 역할도 했지만 자신이 일생  쫒차온 고대 인류의 유물에 대한 열정과 집념을 가지고 있다. 위트 넘치는 말솜씨와 때론 행운도 따르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여정이 그를 따라다닌다. 사람은 시도함으로써 계속 운명의 결을 다르게 흐르게 만든다. 그런 사람에게는 새로운 인생을 지속적으로 그리게 만든다. 어느새 나이를 먹은 인디아나 존스는 이제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와 헤어지고 인생에 아무런 목적도 없이 살아간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다이얼은 마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사실 인간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짧고도 긴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운명의 다이얼이 있다면 지금도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다이얼을 돌리는 순간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모험을 함께하는 ‘인디아나 존스’와 ‘헬레나 쇼’를 쫓아 다이얼을 손에 넣으려는 오랜 숙적 ‘위르겐 폴러’ 역은 최근 ‘한식 사랑’ 취향이 알려져 국내 관객들에게 유독 친근한 매즈 미켈슨이 맡았다.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은 그리스에서 발견되어 현재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현존 유물 안티키테라 메커니즘의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천문현상은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남자는 달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여자는 달의 변화에 몸이 변화를 만들어낸다. 28일 동안의 달의 변화에 따라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상태에서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 과거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이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는 젊었을 때의 모습과 나이가 들고나서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나이가 들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필자도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찬란하고 화려한 순간이 오지 않았기에 올 것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대체 언제 오는지는 모르겠다. 오긴 오는 건가. 운명의 다이얼을 찾으러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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