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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3. 2023

퓨리

정상을 벗어나면 비정상도 정상이 된다.

작년 2월에 시작되었던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도 끝을 보이고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많은 가정들이 약탈당하고 여성들은 성폭행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별다른 이유 없이 주민들은 학살을 당하기도 한다. 외부에서 보는 사람들은 비정상적이며 잔인하다고 말을 하지만 전쟁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말은 아무런 제약을 주지 못한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야겠지만 발생하면 그동안 살아왔던 방식과 전혀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한다. 


나와 다른 이를 아무렇지 않게 살상하고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했던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전쟁이다. 양심적이라는 표현이나 자세는 자신의 안전을 완벽하게 확보할 수 있는 상태에서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을 때나 가능하다. 군대나 전쟁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는 표현이다. 이상은 도덕적으로 지켜질 수 있어도 역사는 잔혹했었다. 2000년대에 들어섰어도 전 세계에는 수많은 분쟁과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도 우리는 알지 못하는 수많은 잔혹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의 한 전투를 그린 퓨리를 감상하고 나서의 느낌은 리얼한 전차를 그려낸 영화의 최고봉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표현된 전쟁의 리얼함과 적에게 둘러싸인 최전선에서 전차부대를 이끌었던 대장 워대디라는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이상은 정의롭지만 전쟁은 폭력적이다라는 워대디라는 리더라는 말은 그렇게 이상적이라면 상대보다 자신이 죽어야 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의미다. 

참혹한 독일의 전장에서 유일하게 순수함이 남아 있는 남자는 오로지 노먼뿐이다. 특히 몇 번의 전투 후에 잠시 머문 독일인 마을에서 만난 여성과의 교감은 그나마 잔혹한 전장에서 순수함을 가진 유일한 장면이다. 워대디는 다른 부하들과 다른 노먼에게 마음이 끌렸던 것 같다. 이 땅에서 몽골, 수나라, 청나라, 왜국까지 적지 않은 침략을 받으면서 남자는 죽임을 당했으며 여자는 보통 강간을 당하고 중국으로 끌려갔던 여자들도 많았다. 그 여자들은 겨우겨우 풀려나와 고국으로 돌아와 고향으로 돌아온 여자라는 환향녀가 되었지만 대부분의 집안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환향녀는 화냥년이 되었다. 

인간은 어떤 특정한 상황이 되어 누구도 제약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동물들보다 잔악해진다. 동물들은 생존에 필요하지 않는다면 다른 동물들을 장난처럼 죽이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그렇지만 문명을 이룩했다는 인간은 어떤 동물들보다 필요이상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으며 그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존재다. 좁게 보면 수많은 강력사건들은 그렇게 제어가 되지 않는 환경에 놓인 범죄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단지 전쟁의 현장에 있지 않을 뿐이기에 그들을 단죄하고 비난할 수 있는 도덕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독일이라는 나라는 특이하다. 약세의 병력으로 많은 손실을 입었어도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오랜 시간의 경험을 축적했다. 독일의 전격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1927년 영국군은 기갑사단의 원형인 기계회사단을 창설했지만 발전 없이 해체했다가 제1기갑여단으로 그 수준을 격하했다. 1935년 독일군은 처음으로 3개의 기갑사단을 창설하여 운영하다 1939년 독일군 전차의 수는 2,439대에 이르게 된다. 특히나 1942년에 개발된 5호 전차 판터와 6호 전타 티거는 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뛰어난 탱크였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정상을 벗어나면 비정상이 정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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