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허할 때 이것 만큼 좋은 음식이 있을까.
사람의 몸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냐고 묻는다면 상당히 간단한 질문이다. 그렇지만 사람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유지되느냐고 묻는다면 복잡해진다. 원래 유기생명체는 쉽게 존재할 수 없는데 거기에다가 사람같이 사색하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면서 살아가는 존재가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많은 우연이 겹쳐야 되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들이 원하는 로또가 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개개인의 사람이라는 존재라고 볼 수도 있다.
초복이 지난 지금 중복과 말복을 앞두고 있다. 올라간 물가를 인증이라도 하듯이 서울에서는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0,000원선을 맞춘 듯하다. 이곳은 으뜸 공주맛집이면서 보양식으로는 인기가 많은 삼계탕을 내놓는 곳이다. 아직은 일반 삼계탕은 15,000원, 산삼배양근 삼계탕은 17,000원에 먹어볼 수 있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삼계탕을 주문하면 반찬이 많지는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삼계탕에 대부분의 재료가 다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간을 맞출 정도의 음식이 나온다고 할까. 마늘이나 고추는 빠지지 않는 것이 삼계탕 음식점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산삼배양근 삼계탕이 인기가 많다. 산에서 캔 산삼은 아니지만 거의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진 배양근을 집어넣어서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우선 비주얼에서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저녁끼니가 늦은 때여서 그런지 무척이나 맛있게 느껴지는 한 그릇의 삼계탕이었다.
보양식으로 삼계탕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한 마리의 닭을 온전하게 먹는듯한 느낌으로 부족했던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 같아서 그렇기도 하다. 부분의 보양식이 그렇듯이, 삼계탕도 열량이 꽤나 높아서 삼계탕 한 그릇이 밥 세 공기의 열량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닭을 모두 먹고 나면 죽이 남게 되는데 보통은 이때부터가 가장 영양분이 많이 흡수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걸쭉한 느낌의 죽에 한약재나 산삼배양근이 남다른 만족감을 준다.
한 그릇을 잘 비워본다. 자극적이지 않은 삼계탕의 맛이 딱 적당하다. 산간계곡에 들어가 탁족(濯足: 발을 씻음)을 하면서 더위를 피하기도 하듯이 천변으로 나가보고 싶다.
산삼배양근 삼계탕을 한 그릇을 먹고 공주의 제민천의 야경을 보면서 거닐어 본다. 복날에는 벼가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고 한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을 생산하는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 있는데 복날마다 하나씩 생기며 이것이 벼의 나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靑山) 보은(報恩)의 큰 애기가 운다.’는 말이 있다. 벼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사람의 몸을 살찌우기 위해 곡식이 영글어가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비가 오고 있지만 특별한 것은 없지만 평온한 여름을 보내보는 것이 좋은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