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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반(骨董飯)

초정행궁에서 먹어보는 임금님의 점심, 골동반

어떤 형태의 식사가 되었든 간에 누구나 밥은 먹는다. 반찬이 몇 개가 올라가느냐에 따라 만족감이 다르겠지만 한 사람이 먹는 것에는 어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많은 차이는 있지 않다. 한문으로는 골동반으로 불리며 일반적으로 비빔밥이라고 말하는 음식의 가장 큰 장점은 남는 반찬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금도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는 자시에 음복례를 지내고 젯메와 제상에 올린 적·숙채·간납 등을 넣고 밥을 비벼서 나누어 먹는 풍속이 있어 비빔밥은 제삿밥에서 발달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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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29일부터 10월 29일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12시와 13시에 운영되는 수라간이 초정행궁에서 운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예약은 방문접수만 가능하며 초정행궁에 가서 예약을 하고 나서 이 부근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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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행궁 수라간 궁중음식 시식체험으로 임금님의 점심, 골동반을 먼저 만나보았다. 대부분의 음식이 초정행궁의 물을 가지고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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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만 하더라도 이름이 참 다양하다. 지역마다 특산물을 넣어서 만든 대게비빔밥, 통영비빔밥, 산채비빔밥, 육회비빔밥, 황등비빔밥, 호두비빔밥등이 있고 그 유래가 남다른 전주비빔밥, 안동비빔밥, 진주비빔밥, 황해비빔밥등이 지금도 마치 비빔밥의 전통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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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먹는 비빔밥은 청주비빔밥이다. 비빔밥의 특징이라면 바로 초정행궁의 초정약수라고 할까. 다채로운 색깔이 균형적으로 갖추어진 한 상이지만 간결하다. 임금님이 가볍게 먹었다는 골동반의 형식을 따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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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의 식사는 격이 있다. 물론 한국소비자원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식사메뉴를 조사했는데 지난해에 비해서 올해 4월, 서울 물가 기준으로 비빔밥이 1만 원 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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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초정행궁에서의 식재료에서 고기는 없었다. 비빔밥에서 나물은 반드시 삶아서 무친 것, 데쳐서 볶은 것, 소금에 절였다 볶은 것 등 익혀서 만든 것이라야 한다. 들어가게 된다면 고기는 쇠고기 볶은 것, 닭고기 삶아 무친 것, 쇠고기 육회 등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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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빌 때에 넣는 재료가 많으면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좋지만 조금은 볶은고추장을 딴 그릇에 담아 곁들여놓아서 식성에 따라 매운맛을 가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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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점심은 선종(禪宗)에서 선승(禪僧)들이 수도를 하다가 시장기가 돌 때 마음에 점을 찍듯 아주 조금 먹는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점 점(點)’에 ‘마음 심(心)’을 쓴 것이다. 순수 한글이 아니라 한자로 만들어진 식사의 다른 표현이다. 다른 표현으로 중식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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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비빔밥은 양푼에 넣어서 쓱쓱 비벼먹어야 제맛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정갈하게 먹어보는 것도 남다른 즐거움을 준다. 보기 좋은 것이 먹기에도 좋은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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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퍽퍽할 수 있는 비빔밥의 맛을 중화시킬 수 있는 동치미도 있다. 동치미의 시원함은 초정행궁의 약수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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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 역시 준비가 되어 있다. 무를 넣은 끓인 장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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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나물을 모두 넣고 비빌 준비를 했다. 축축하다 못해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쨍한 햇볕에 널어놓고 바삭하게 말리고 싶을 때 신선하면서도 무언가 맛있는 것이 연상이 된다. 장마철에는 무언가 꿉꿉하고 뉴스에서는 좋은 소식은 들리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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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집에서 그냥 있는 것이 가장 좋을 때가 있다. 잘 비벼서 먹기 시작했는데 적당하게 얽히고설킨 맛이 괜찮다. 양은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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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역시 초정약수로 준비가 되어 있다. 탄산수와 일반물의 중간정도의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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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차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시큼한 것이 처음 느낌은 살짝 당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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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이 있는 곳에서 위쪽으로 오면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탄산수가 보글보글 끓어올라오는 곳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된다. 노쇠한 세포를 자극하여 몸 안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혈압을 정상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라듐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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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처럼 톡 쏘는 물이 나오는 우물이라는 뜻의 초정은 이 지역의 지명이기도 하다. 지하 100m의 석회암층에서 하루 약 8,500ℓ 정도 솟아나는 무균의 단순 탄산천과 함께한 한 끼의 식사와 시간을 보내본다. 세종은 청주에 행궁을 지어 1444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총 121일의 기간 동안 머물면서 질병 치료와 함께 한글 반포 마무리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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