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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2. 2023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깊은 광산으로 사용되었던 보령의 여행지 보령 냉풍욕장

잃어버린 세계를 찾았다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면 자신이 그곳을 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을 테니 말이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는 분명히 그런 기록을 찾아서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여정이 해피엔딩이 될지는 모르지만 무척이나 개고생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신만이 개고생을 하면서 그곳을 돌아본 것을 숨기기 위해 모호하게 단서를 남겨두는 것도 필요하다. 

쥘 페른의 지구 속 여행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광산으로 사용되었던 곳을 처음 들어가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지금이야 전국의 광산이었던 곳을 많이 가보았지만 광산이라는 곳은 미지의 영역 같다고 해야 할까. 이곳은 보령에 자리한 냉풍욕장이라고 하는 곳이다. 분명히 어마어마한 발견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생각만큼 그런 발견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무덥고 매우 습도가 높은 야외의 온도와 달리 보령 냉풍욕장으로 들어오면 무척이나 시원하다. 더 깊이 들어가면 원석상태의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루비가 널린 엄청난 자연 보물창고는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석탄을 캐면서 보령시의 경제를 이끌어갔던 곳이다. 

우주로 여행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될지도 모르는 미래에 지구 속 여행코스도 나오지 않을까.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경험을 넘어서 다양한 관광코스가 나올 수도 있다. 안전이 확보된다는 가정하에 가장 깊숙이 들어갔던 탄광 속까지 들어가면서 조금은 다른 경험을 해주게 하면 어떨까.  

보령의 냉풍욕장이 아니랄까. 보령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특산물이 이곳에 전시가 되어 있다. 보령 하면 버섯이겠지만 넓은 농경지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보령이라는 지역은 원래 간척지가 많아서 쌀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  

다이아몬드나 에메랄드 원석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보령고추, 보령 버섯등을 보니 약간은 맥이 빠지는 느낌이기는 하지만 아직 냉풍욕장을 모두 돌아보지는 못했다. 

보령에서 양송이버섯을 재배하는 분들을 여러 명 만나본 적이 있다. 버섯은 잠 독특한 먹거리다. 결국에는 균류가 자라는 것인데 맛이나 영양가에서 좋다. 

200m 길이의 갱도를 거닐며 지하에서 올라오는 찬 바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곳 냉풍욕장은 지하 수백 m까지 이어진 탄광 갱도의 찬 공기가 밖 더운 공기 쪽으로 밀고 나오면서 바람이 발생하는 대류현상을 이용한 이색 피서지다.

반팔을 입고 이곳에 들어갔다면 춥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곳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쥘 베른의 책을 한 권 가져와서 읽는다면 모험하는 것처럼 상상해 볼 수는 있다. 

보령 속 여행으로 냉풍욕장을 돌아보았다. 지구 속 여행만큼 거창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상상 속에 녹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860년 2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시에 있는 체어맨 스쿨에 다니던 14명의 소년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학부형이 소유하고 있던 스쿠너 슬루기호를 타고 한 달 예정으로 뉴질랜드 연안을 한 바퀴 일주할 계획을 세웠던 이야기가 15 소년 표루기다. 여행은 때론 그런 표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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