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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8. 2023

산업에서 문화로

 전국 4대 탄광산업의 중심지였던 영월탄광의 근대유산

세계를 여행하면 적지 않은 문화유산 중에 탄광 산업 단지가 있다. 탄광 산업 자체가 규모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시설이 건설되고 만들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독일의 노스트라인 베스트팔렌주에 있는 졸버레인(Zollverein) 탄광 산업단지는 역사적 탄광 기반 시설의 유적과 뛰어난 건축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 지금은 관광산업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다. 

최근 강원‧삼척‧영월 탄광과 함께 전국 4대 탄광으로 손꼽히던 국내 1호 탄광인 전남 화순광업소가 11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폐광됐다. 화순광업소는 1905년 광업권을 등록하였고 그보다 시간이 흘러 영월 탄광은 1935년에 최초로 탄광을 개발하였다. 

마차리라는 이곳 마을은 탄광의 배후주거단지이자 상업공간이었던 곳이다. 한국의 탄광산업에서  화순, 강원‧삼척‧영월 탄광과 함께 전국 4대 탄광으로 손꼽혔다. 영월은 이미 폐광되었지만 화순에 이어 2024년 태백 장성탄광, 2025년 삼척 도계탄광도 차례로 폐광될 예정이다.

마차리라는 마을은 산속에 깊숙하게 들어가 있는 아늑한 느낌의 공간이기도 하다. 일자리가 있는 곳은 자연스럽게 삶의 터전이 된다. 한 곳에 터를 잡고 살다 보면 이동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마차리에 자리한 영월탄광은 탄광문화촌으로 바뀌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영월탄광문화촌에서는 실제 갱도의 입구 부분을 체험 전시관으로 만들어 애환과 땀이 서린 광산 갱도와 작업과정에 대한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영월탄광이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술집이나 음식점들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다. 2009년에 개관한 이곳은 과거 그늘진 광산촌의 삶의 현장을 재현하기 위해 추진된 국내 유일의 탄광문화촌이기도 했었다. 갱도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광부들의 삶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어 새로운 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탄광산업의 특징은 한 곳에 다양한 용도의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급소, 마차상회, 이발관, 선술집, 양조장등이 있었으며 60년~70년대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그 시기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매일매일을 오갔을 이 길을 호젓하게 걸어가 본다.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인근 접산 등산로와 풍력발전단지 등과 연계하고 있다. 이곳을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하루의 운동량을 채워볼 수가 있다. 

1970년대까지 연간 8000만 t 이상의 무연탄을 생산, 반출했던 곳이었던   영월광업소 마차탄광은 태백 장성광업소, 삼척 도계광업소 등 강원 남부지역 탄전지대의 광구를 개발하는 불씨가 됐으며 석탄산업 사양화로 지난 1972년 폐광했다. 

석탄산업의 풍요와 함께 6만여 명의 옛 탄광촌 주민들과 광부로 북적이던 한국 근대사의 발자취인 체험시설과 다양한 콘텐츠를 기간산업에서 관광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부터 미군정을 거쳐 대한석탄공사 공무과의 통신계 교환실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건물 외벽에는 한국전쟁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박격포 포탄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문명은 자연 속에서 혹은 태양에서 보내오는 빛 등을 활용하여 에너지로 전환해서 돌아가게 된다. 문명의 엔진에 사용되었던 다양한 에너지는 그렇게 변모를 해왔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살아가는 공간에 투입되는 에너지는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기도 한다.

 1차 산업혁명을 이끈 요인에는 석탄이라는 새로운 에너지 이용의 확산에 있었다. 석탄 산업의 발전은 제철연료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 연료혁명을 만들어냈고 철강 산업의 기술 혁신에도 큰 기여를 했다. 시간이 지나고 모든 것은 그렇게 필요에서 불필요한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그걸 어떻게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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