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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7. 2023

가을을 만나는 역

조양문을 닮은 수려하고 의미를 닮은 홍성역

1년에 한 번씩만 만나는 남녀가 있다. 오래전부터 전해져내려 오는 이야기로 매년 음력 7월 7일이 되면 견우와 직녀가 한 번 오작교에서 만난다고 한다. 사람의 관점으로 본다면 1년이라는 시간은 길겠지만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본다면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  칠석에는 비가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설화에 의하면 견우와 직녀가 반가워서 흘리는 눈물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가을을 알리는 절기이며 중국, 베트남, 일본에서도 중요하게 취급하는 칠석이지만 한국에서는 그저 평범한 날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가을의 반가운 손님들이 본격적으로 찾아온다. 남당항에 대하와 삼길포항등에서 전어등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충남 홍성역이 무궁화열차와 연계해 홍주읍성, 남당항, 죽도, 만해 한용운 선생 생가지, 그림 있는 수목원, 광천토굴새우젓 시장을 둘러보는 기차관광을 9월 2일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충남 홍성을 대표하는 인물이 역 앞에 자리한 홍성역은 조양문을 닮은 역사다. 서울이나 부산, 대전등의 대도시의 기차역은 복합적이며 현대적인 의미를 담았기에 역사에 지역을 담기보다는 기능에 충실한 경향이 있다. 반면 작은 소도시의 기차역들은 역마다 특색이 있다. 특색을 담아서 기차역에 대한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기억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홍성역은 1923년 장항선의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하였다. 홍성의 상징인 조양문을 형상화한 한옥양식의 신축역사를 통해 한옥의 기와지붕과 담벼락의 꽃담 무늬를 보여주었다. 고려의 충신이었던 최영 장군, 조선의 사육신 성삼문, 민족 시인 한용운, 청산리 전투의 김좌진 장군이 새겨진 역 광장의 조각상이 특징이다. 


서울 용산역을 출발(영등포역-수원역)해 홍성역에 도착 후 관광버스를 연한 남당항 대하. 전어구이 등을 관광하는 기자관광을 오는 9월 2일부터 10월 29일까지 총 20회(회차별 40명)에 걸쳐 진행하니 가을을 만나는 역이라고 부를 만한다. 

일정은 9월 매주 토요일 2일. 9일. 16일. 23일과 매주 일요일 3일 10일 17일 24일을 비롯해 10월 매주 토요일 7일 14일 21일 28일과 매주 일요일 8일 15일 22일 29일을 마지막으로 총 20회에 걸쳐 운행하니 남당항에서 가을의 먹거리를 만나고 싶은 분들은 이용해도 좋을 듯하다. 

홍성역은 홍성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자리하고 있다. 홍성역의 앞의 공간은 빈 공터처럼 남아 있었는데 최근 개발을 하면서 몇 년후에는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질 듯하다. 칠석이 되면 고려시대에는  궁궐에서 견우성과 직녀성에 제사하고 백관들에게 녹을 주기도 하고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잔치를 베풀고 성균관 유생들에게 절일제(節日製)의 과거를 실시한 기록이 있다. 올해 칠석에는 대하 좀 구워먹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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