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가을철에 맛보면 좋을 가을의 맛 새우
"물고기도 조개도 아닌 새우, 바다에서 나는 것이 어여쁘다. 껍질은 붉은 띠를 두른 것 같고 엉긴 살결 눈처럼 하얗다. 얇은 껍질은 종이 한 장 두께지만 기다란 수염은 몇 자나 된다. 몸을 굽혀 서로 예절을 차리니 맛을 보면 오히려 도(道)가 살찌겠구나." - 목은 이색
대하(大蝦)라는 말에서 보듯이 말 그대로 큰 새우다. 국물을 낼 때 넣는 새우보다 먹을 것도 많고 젓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새우보다도 크다. 큰 새우를 가지고 음식의 부재료로 사용할 때는 보통 해물탕과 같은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갈 때다. 일본에선 바다의 늙은이(海老)라고도 불리는 것이 바로 대하다.
요즘에 해산물과 관련된 뉴스가 가장 많은 듯하다. 오래간만에 대전 대덕구에 자리한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을 찾았다. 새우는 뷔페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다. 결혼식 피로연에 새우를 많이 준비했는데 음식 차린 곳에 삶은 새우를 수북이 쌓아놓았는데 결혼 잔치에 새우를 내놓은 이유가 있다. 부부 해로의 염원을 담았으며 새우의 굽은 등과 긴 수염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평생을 함께한 노부부의 모습을 떠올렸기에 별명이 바로 해(海)로(老)다.
새우는 양의 기운을 보충해 주고 양기가 위축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했다고 하니 계절이 바뀌는 가을에 적합한 먹거리라고 해야 할까. 시기마다 가격이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올해 대하의 가격은 1kg에 30,000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이 되어 있다고 한다. 고려말의 학자인 이색은 자신의 시에서 대하를 먹으면 맛이 좋아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수양이 깊어져 도가 살찌겠다고 노래한 것이기도 하다.
계절이 되면 그때 먹어줘야 되는 것을 꼭 먹는 것도 하나의 습관인 듯하다. 영어로 새우를 ‘프론(Prawn)’과 ‘슈림프(shrimp)’로 부르는데 크기가 작으면 슈림프, 큰 것을 프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리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 대하의 매력이다. 굵은소금을 깔아 불을 지피고 생새우를 넣으면 팔딱팔딱 뛰어다니다 어느새 탱글탱글한 새우구이로 탄생하게 된다.
따뜻하게 덥혀준 프라이팬에 사이좋게 넣어주었건만 너무나 많이 튀어서 뚜껑을 닫기도 전에 온천지를 소금밭으로 만들어버렸다.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함유한 데다 대가리와 껍질 부위는 키토산을 다량 함유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것이 새우의 매력이다.
구이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머리구이다. 잘 익혀진 머리는 고소한 것이 입맛을 살리기에 더없이 좋다. 가을 대하는 양질의 단백질과 함께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요즘 날이 너무 따뜻해져서 7월 말이면 나오기 시작하나 가장 맛있는 때는 9월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