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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7. 2023

조정에서 초정(椒井)으로

초정문화공원 및 초정행궁에서 열리는 초정약수축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인생도 알 수가 없는데 우리는 이웃의 삶조차 제대로 아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우리의 삶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서 쉽게 이야기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 말이다. 지금 청주에 자리한 초정행궁을 만든 것은 바로 세종이다. 할아버지였던 고려 말 혼란기 황산대첩 등의 활약으로 명장으로서 명성을 얻은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으로 고려를 멸망시키고 옛 고조선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서 건국하고 아버지를 거쳐 나라가 평온을 유지하게 되었을 때 집권한 왕이다. 

600여 년 전 청주 중심부 동쪽 16㎞ 지점에서 발견된 '초정약수'가 있었다. '후추'처럼 톡 쏘는 매운맛이 난다고 해 후추나무 '초(椒)' 자를 썼다. 지하 100m 석회암층에서 솟아오르는 이 물에는 미네랄, 칼슘, 라듐 성분이 많아 조선시대부터 약수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2020년 복원을 하기 전, 청주시에서는 문화재청에 발굴요청을 했으며, 그에 따라 문화재청에서는 초정행궁 주변의 행궁 추정터 발굴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행궁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던 탕실 구역은 크게 세 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있다. 세종대왕이 안질을 치료했다고 하는 상탕,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마셨다는 원탕, 목욕을 할 수 있는 노천탕이 있었다고 한다. 

청주의 초정행궁에는 목욕을 할 수 있는 노천탕의 모습을 재현하여 족욕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다. 

"초수(椒水)는 고을 동쪽 39리에 있는데 그 맛이 호초 같으면서도 차고, 그 물에 목욕을 하면 병이 낫는다. 세종과 세조가 일찍이 이곳에 행차한 일이 있다.'' - 동국여지승람

1444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세종대왕이 이곳에 행차하여 초정행궁에서 117일 동안 요양하면서 초정 광천수로 눈과 피부병을 치료했다는 기록을 오늘날 재현해서 축제로 열고 있는 것이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다. 피부병으로 평생을 고생한 세조도 이곳을 행차했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 세종대왕은 소헌왕후, 세자, 영응대군, 성삼문 등과 함께 경기도 죽산, 충북 진천 등을 거쳐 초정에 행차해 훈민정음 창제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대왕이 행차하여 60일간 이곳에 머무르며 안질을 치료한 바 있는 유서 깊은 약수터는 세계 3대 광천 중의 하나로 약 6백 년 전에 발견되었으며 동국여지승람 제15권과 왕조실록 제103권에 그 유래가 밝혀져 있다.

10월에 열리게 될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의 어가행렬에 참여할 세종대왕과 소헌왕후를 선발하는데 접수 기간은 29일부터 9월 11일까지 신청서를 내면 된다. 1차 서류심사를 거처 통과자는 2차 심사위원 면접 후 최종 선정된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어가행렬은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 사전 행사로 오는 10월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1448년 마을 주민 방화로 소실된 초수행궁은 2020년 새롭게 복원됐다. 청주시가 165억 7000만 원을 들여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에 부지 3만 7651㎡, 건축면적 2055㎡ 규모의 행궁을 지었다.

살면서 휴양을 한다는 것은 다시 나아갈 힘을 축적한다는 의미다. 일벌레로 유명했던 세종의 일상은 한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사람의 모습 그 자체였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는 ‘조정에서 초정으로’를 주제로 오는 10월 20일부터 22일에는 처음으로 초정행궁 앞에는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되며, 케이팝 랜덤 플레이 댄스와 청춘 버스킹, 푸드트럭, 플리마켓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초정약수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라 개막식, 공식 행사도 접해볼 수 있다. 

초정행궁을 할 때 하늘에 긴 깃발이 걸려 있고 꽃가루가 날리면서 큰 잔치가 열리는 모습이 재현된다면 분위기가 남다를 것이다. 조정에서 초정으로 도착해 세종대왕이 백성과 함께 큰 잔치를 연다는 이야기가 포스터에 그려져 있다. 

나들이를 하기에 더 좋아지고 있다. 전체군주국가였던 조선과 달리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곳은 갈 수 있는 세상이다. 초정행궁에서는 축제가 열리는 기간까지도 초정행궁 수라간 궁중음식 체험을 해볼 수가 있다. 체험은 오는 10월 29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 낮 12시와 1시 1일 총 2회씩 진행되니 시간이 있는 분들은 축제체험과 함께 골동반을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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