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품은 쉼터

한옥과 자연을 품은 계룡의 그리다 Cafe

쉼터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보통은 사회적으로 약자에게 일시적인 거주나 보호를 제공받는 공간을 연상할 수도 있다. 쉼터는 가볍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살면서 가볍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는 일이기도 하다. 숲 속에서 보는 원두막이나 방갈로, 쉘터등을 갖추어놓은 계룡시의 카페가 있다. 이곳은 가을을 품은 쉼터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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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는 카페의 중심이 되는 건물은 한옥이지만 너른 대지에 정원을 조성해 두고 투명 쉼터 방갈로나 원두막, 테라스 파고라등이 먼저 눈에 뜨인다. 음료를 주문하고 마치 정원을 산책하듯이 걸어볼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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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가을에 볼 수 있는 핑크뮬리도 보이고 벤치들도 놓여 있다. 다르게 시작해서 하나가 되는 것에 연리(連理)라는 것을 붙인다.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들이 서로 엉켜 이어지면 연리지, 떨어져서 자라다가 뿌리가 엉키게 되면 연리근 등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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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무렵 은근히 거듭 전하는 말이 있었으니

그 말에는 둘이서만 아는 맹서가 들어 있었지

칠월 칠석 장생전에서

깊은 밤 남몰래 속삭인 말

하늘에서는 비익조(比翼鳥)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자

장구한 천지도 다할 때가 있지만

이 한은 면면히 끊일 날 없으리라


장한가(長恨歌)- 백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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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가을을 만끽하기에 가장 이쁜 공간은 바로 이곳이다. 단차를 둔 테라스에 벤치가 놓여 있고 안쪽에는 투명창으로 만들어진 공간에 테이블이 몇 개가 놓여 있다. 더워죽을 것 같지도 않고 얼어 죽을 것 같지도 않은 이맘때에 가면 딱 좋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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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는 당연히 연못도 조성이 되어 있다. 물이 흐르도록 만들어두어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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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면서 돌아보니 2층구조로 만들어진 한옥 건물이 보인다. 이곳에서 더 위쪽으로 올라오면 산림욕을 할 수 있는 계룡의 향적산이 나온다. 향적산을 넘어가면 논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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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더욱더 변화무쌍한 온도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우리의 삶이나 감정, 능력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수많은 실타래가 만들어지면서 어떤 것은 연리지처럼 이어지고 어떤 실타래는 그냥 끊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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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리지로 들어가서 음료 한잔을 주문해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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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라는 카페의 특징이라면 바로 나무다. 집에 놓으면 좋을만한 이쁜 테이블들이 있다. 한옥의 특징처럼 대칭이 아닌 비대칭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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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하는 이유는 어쩌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공간의 힘일 것이다. 쓸데없이 미안해하고 지나치게 감사하는 것보다 세상이 뭐라 하든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을품은 쉼터가 필요한 것은 결국 자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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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는 구석구석에 빈 공간에 몇 명이 모여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결코 자신을 떠나지 않을 유일한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문득 연리지 같은 가을품은 쉼터가 필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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