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담다.
사람들은 현실과 비현실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소설과 영화에서 상상 속의 세상을 그리기도 한다. 세상은 완전하게 현실적이지도 않고 비현실적인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독특한 제목의 책이 눈에 뜨였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원작책은 곧 개봉할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신작으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만나볼 예정이다. 80대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만의 굳건한 왕국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지브리라는 이름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하나의 큰 줄기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성인이 되었어도 성장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죽을 때까지 성장하지 못하고 세상에 대한 문을 닫는 사람도 있다. 성장통을 겪어보지 못하면 자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알 수가 없다. 영화 속 주인공 마키 마히토는 조용하면서도 진중한 성격으로 등장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 중 두 가지는 과거와 현재의 교차 그리고 재난등을 영화 속에 녹여낸다는 것이다. 마히토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났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죽은 자로 마히토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기억은 죽음이다. 생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자는 스스로의 삶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자신의 삶이 끝나는 순간 모든 세계는 닫히게 된다. 죽음은 사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마히토는 탑에 남아 있을 어머니의 어린 시절 히미를 통해 스스로 창조한 미래대로 아들을 낳고 정해진 운명대로 불길 속에서 세 사을 떠나게 된다. 누군가가 삶을 정해주지도 않는다. 삶은 정해진대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해서는 결정은 필요하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던 ‘마히토’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왜가리 한 마리가 나타나고, 저택에서 일하는 일곱 할멈으로부터 왜가리가 살고 있는 탑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마히토’는 사라져 버린 새엄마 ‘나츠코’를 찾기 위해 탑으로 들어가면서 왜가리가 안내하는 대로 이 세계(異世界)의 문을 통과하면서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해 모색하기 시작한다.
시리게 아픈 기억도 분노로 채워지는 과거의 기억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던 기억도 결국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이다. 모든 것이 분명하게 일어났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뇌가 만들어내고 구성하는 기억의 재구성에 따라 환상처럼 남아있을 뿐이다. 환상에 갇혀서 살 것인가 아니면 현재를 누릴 것인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환상이 되어버릴 뿐이다.
삶보다도 죽음을 더 가까이하고 있는 그는 이제, 꿈결과도 같은, 지나가버린 추억의 어린 시절을을 82세의 노감독이 창조해내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나온 책들은 수없이 많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이 없는데 많은 사람이 정답이라고 조언을 하기도 한다. 어떻게 살지를 타인의 기준에 맞추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도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것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움표에 무어라고 대답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