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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6. 2023

인생의 목적

삶의 목적이 보복살인 하나뿐이었던 남자 이석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은 절대적인 진실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행동보다는 말을 믿는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말보다는 행동을 하며 그 행동에 일관성이 있다. 말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소통을 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말속에 숨겨진 그 사람의 본질을 알 수가 있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많지가 않다. 단지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그럼 무조건 사람을 의심하면서 살아가라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런 의미는 아니다. 분명히 숨겨진 메시지가 있을 텐데 그것을 간과하지 말라는 것이다. 


올해 4월 27일 대법원에서 판결이 내려졌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이석준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과 2심은 보복살인과 살인미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이 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미혼모가 된 여성들이나 자신의 아이를 책임지지 못해 상품처럼 거래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쌍방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책임감이 없는 남자들을 왜 믿는지 그리고 관계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인생의 목적은 자신을 사랑하는 데 있는 것이지 누군가와 만나 남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은 아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책임감 없이 만남을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적지 않은 남자들이 인생의 목적자체를 이성을 만나 관계를 하고 마치 소유물처럼 상대를 생각하려고 한다. 


많은 남녀가 상대를 알 수 없는 즉석채팅이나 게임 커뮤니티등에서 만남을 이어가기도 한다. 앱등을 이용하게 되면 상대를 전혀 알 수가 없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하고 친숙하게 굴더라도 모든 것은 베일에 쌓여 있다. 같은 게임을 하며 20살이었던 A 씨는 20대 중반의 이석준이라는 사람과 대화를 하며 인연을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A 씨는 자신의 어머니와의 말싸움으로 인해 집에서 나오기로 하자 대구에 살던 이석준은 천안으로 옮겨 원룸을 구했으니 언제든지 들어오고 나가도 된다고 꼬임을 한다. 


A 씨는 이석준의 집에 가서 잠시 같이 동거를 한다. 그러던 중 자신의 어머니가 살던 서울 강남에 갔다 온 후에 다시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면서 이석준에게 말을 한다. 그러자 이석준은 돌변하게 된다.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며 언제든지 죽일 수 있다는 협박을 하면서 나가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러던 중에 대구로 가서 부모에게 인사하고 친구와 만나는데 가서 연인의 역할을 잘하라면서 그녀를 데리고 내려간다. 


이석준의 협박에 따라 그녀는 평범해 보이는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부모에게도 인사하고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도 인사를 하게 된다. 이미 잘못된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절대불변의 법칙을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린다. 그의 감시가 소홀한 시간에 A 씨는 자신의 친구에게 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친구는 A 씨의 부모에게 그 사실을 알리게 된다. 부모는 강남경찰서에 그 사실을 알리고 대구 수성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이석준의 집에서 그녀를 데리고 나오는 데까지는 성공한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이 된다. 절대 성폭행이나 폭행 같은 것은 없었고 모두 상호 간에 동의가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당한 것에 대한 고소를 부탁등에 의해 취하하는데 일사부재리에 의해 다시 극단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여러 여성이 그렇게 되어 다시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사건에서 A 씨의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석준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초범이고 순수하게 응했다는 점에서 구속을 하지 않은 때 사건을 조사한다. 


대구의 경찰서에서 나온 이석준은 바로 렌터카를 빌려 서울로 상경한다. 이전에 훔쳐둔 A 씨의 주민등록증의 주소를 찾아가지만 그곳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다시 찾아다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여기에 그녀의 주민증을 가지고 심부름센터에 50만 원을 주고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을 수소문한다. 3번쯤의 단계를 거쳐 권선구청 계약직 공무원이었던 박 모씨는 그녀의 소재를 찾아서 보내준다. 박 모 씨는 흥신소와의 꾸준한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이미 1,000여 건의 개인정보를 넘긴 적이 있었다. 그 대가로 약 4,000만 원을 받았는데 나중에 일어난 극단적인 살인사건으로 인해 징역 5년을 선고받게 된다. 


A 씨의 주소를 알아낸 이석준은 그녀의 집근처에서 숨어 기다린다. 다른 가족이 나가고 나서 A 씨의 어머니와 막냇동생이 있는 집으로 들어가 잔혹하게 어머니를 살해하고 당시 13살이었던 막냇동생은 심각한 상처를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과연 인생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잘살지 보다 그것이 훼손당했다고 생각하는 현실을 상대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모든 사람이 이석준처럼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겠지만 사람을 잘 만나야 되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오랫동안 감추지 못한다. 쉽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인생의 목적자체가 사람에게 있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찾는다. 믿고 싶은 것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을 봐야 한다. 사람의 신체언어는 말로써 감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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