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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치유의 여행

춘양목이라는 소나무로 유명한 봉화의 춘양역

제대를 하고 얼마 되지 않을 때였다. 친구 두 명과 텐트와 취사도구등을 갖추고 가방을 메고 간이역을 오가는 여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금처럼 텐트가 좋을 때가 아니어서 번거롭게 텐트를 치고 걷어야 하지만 군대에서 텐트를 가지고 훈련을 여러 번 나갔었기에 번거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가 보는 가 싶은 것이 젊을 때의 고생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고생이 싫다. 우선 몸의 회복도 느리고 피곤하다. 젊을 때처럼 빠르게 회복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고생은 젊을 때나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고생이 싫다는 것은 그만큼 몸이 버겁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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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간이역은 그런 추억이 남아 있다. 아무 데나 내려서 텐트 칠만한 곳을 찾아서 텐트를 치고 그리고 다시 이동하는 여행을 한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런 여행을 시도한 것은 그 당시에 인기가 있었던 KBS드라마 이병헌 주연의 내일은 사랑이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 생고생하는 아주 아름다운 추억(?)의 에피소드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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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에 자리한 춘양역이라는 간이역은 영동선의 철도역이다. 고려 충렬왕 때 복주목 속현으로 춘양현으로 설치된 데서 비롯되어 동해역, 영주역, 부전역, 동대구역 등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1일 8~9회 다니는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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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은 호랑이가 상징이다. 춘양역에서 내려 위쪽으로 올라가 보면 범바위라는 곳의 전설이 내려져 오고 있다. 그곳에서 바퀴가 터져서 2시간을 기다린 기억이 난다. 춘양이라는 지역의 이름은 만석봉 아래 들만이 넓으면서도 양지바르고 항상 봄볕처럼 따뜻하다는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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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목으로 통용되는 목재의 명산지로 1923년부터 채굴되었던 금광, 금정광산이 있는 곳으로 각종 광물자원과 산림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즉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곳이라는 의미다. 역의 안에는 춘양목이 전시가 되어 있다. 만져볼 수도 있는 춘양목은 소나무보다 생장이 3배 이상 느리고 곧게 자란다고 한다. 느리고 더디게 자리지만 구조목으로 사용하는데 이만한 나무가 없어서 보통 소나무의 10배 이상의 높은 가격에 형성이 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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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광물자원이 많은 지역이 춘양이라는 지역이기 때문에 춘양에서 볼 수 있는 희귀한 돌도 볼 수가 있다. 돌이라는 것도 돌의 기품이 있어서 수석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그걸 중요시한다. 어느 한 곳 천기나 속기가 없을 때 돌은 수려한 기품이 서려 보인다. 수를 이해할 수 있을 때 돌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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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에 기차를 이용할 때는 조금 더 자유로웠던 기억이 난다. 5일장이 서는 억지춘양시장과 강릉, 동해, 태백 등 각지에서 오는 상인과 손님들이 이용하는 춘양역은 가끔씩 붐비는 곳이다. 한국철도공사에서 분류하는 간이역의 종류는 운전간이역 배치간이역, 부배치간이역, 임시승강장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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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역이니만큼 억지춘양의 비도 보인다. 자갈소리를 들으면서 걷고 가을분위기가 물씬 나는 춘양역에서의 시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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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단 한 번의 여행이라는 가정은 없다. 전 세계에서 기차가 없는 곳은 거의 없다. 각 도시별로도 분위기나 문화가 다른데 촘촘히 붙어 있는 간이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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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역 앞에 마을들은 돌담으로 쌓아둔 곳들이 있는데 원래 있는 나무를 베버리지 않고 그냥 옆에다가 돌을 이어서 쌓아둔 것을 볼 수가 있다. 춘양역에 어울리는 소리는 무엇일까.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두 번째 봄”이라고 말했던 알베르트 카뮈에게 어울리는 것은 떨어지지만 그 바스락 거림이 좋은 선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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