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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30. 2023

이태원(梨泰院)

사람이 죽고 살고 있는 관점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다. 

과거 한강의 물길이 닿는 교통의 요지였으며 조선시대 말에는 일제가 식민지 통치를 위한 군사기지가 있었던 지역 이곳은 조금은 독특한 지역이다. 여러 번 그 지역에서 술을 마셔본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선호되지는 않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이 많이 북적이는 곳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의 스킨십이 불편하기 때문이기 하다. 그래서 2022년 핼러윈 데이에 일어난 이태원 탐사의 공간에 갈 일은 전혀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태원에는 노르웨이, 덴마크, 세네갈, 스리랑카 대사관이 위치하고 있을 만큼 외국문화가 스며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기는 쉽지가 않다. 일을 하는 것도 그냥 쉬는 것도 혹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사람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용산고 정문 앞에 있으며 배나무가 많아서 이태원으로 불리었던 이태원은 조선시대에 일반 길손이 머물던 공영숙소로 사람들이 머물던 곳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이태원은 딱히 좋아할 만한 느낌의 공간은 아니긴 했지만 일과 관련해서 방문해 본 적이 여러 번 있다.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딱 1년이 지났다. 참사가 발생했던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고 한다. 


1년 전 159명이 사망한 이태원은 핼러윈데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사회의 안전 시스템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지며 예방을 할 수 있는 책임자는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지만 그 누구도 대답하고 있지는 않다.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은 법적인 책임과 정무적 책임이라는 것이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할지라도 정무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그런 자리다. 이태원에서 그런 사고가 일어날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그걸 예방이 가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책임을 지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인생에서 재미있는 것들은 오랜 시간을 들여야 느낄 수 있는 것과 즉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야 느낄 수 있는 것들은 처음에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건전한 경우가 많으며 즉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은 말초적이며 동시에 좋지 않은 부작용이 동반된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가는 것은 그만큼 만남의 기회(?)가 있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제어되지 않는 수많은 위험도 동시에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키아누 리브스의 영화 콘스탄틴이라는 영화에서 지옥은 현실과 종이 한 장 차이로 바로 바뀌어지는 것으로 그려진다. 삶과 죽음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곳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일상이다. 무언가에 휩쓸리는 것은 자신의 이성과 위험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대중들이 열광하는 공간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특정한 날의 행사에 나가지도 않는다. 공연, 경기, 종교 등에 사람들이 모이면 자신도 알 수 없는 사이에 그 분위기에 매몰된다. 마치 무언가 메시지를 던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어떤 의미로는 대중의 광기가 자신을 잠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1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도 예방은 쉽지 않을 것이다. 법이 아무리 촘촘히 만들어지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법이 제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고들은 여전히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사후약방문으로 누군가를 탓하겠지만 사실 개인이 조심하지 않는다면 사고를 막는 것은 어렵다. 수많은 사건사고들이 이성들이 몰려있는 술집이나 클럽등에서 일어난다. 사람이란 존재는 애초에 악의가 없더라도 상황이 맞아떨어지면 악의가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특정한 날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고 굳이 매몰될 필요도 없다.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야 할지에 대해 말초적이면서 자극적이지 않는 그런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세상은 생각보다 그렇게 위험하지도 안전하지도 않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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