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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1. 2023

치유의 정원

마음을 가꾸는 정원가의 열두 달은 어떨까. 

사람에게는 모두 1년에 열두 달이 주어진다. 열두 달쯤 되는 시간을 보내는 수없이 많은 방법 중에 계절의 변화를 보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 정원을 꾸미는 것이다. 정원을 꾸민다는 것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보다 더 세심함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은 자신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식물은 자신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알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피어난 국화를 보러 가다가도 발밑의 잡초를 보면 해가 정오에 떠오를 때까지 뽑고 있게 된다. 


국립공주병원은 ‘치유정원과 친환경 텃밭’ 조성으로 환자의 마음 건강 챙기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조성된 국립공주병원의 치유정원은 정신병원의 폐쇄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직접 꽃내음과 허브향을 맡으며 원예와 산책 등 자연 친화적인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여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은 다양한 것에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데 꽃이나 허브를 통한 요법은 전통적인 정신치료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람은 언제나 사계절 중에 봄 속에서만 살지는 못한다. 사계절이 있어야 봄의 화사함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겨울에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알아야 봄을 맞이할 수가 있다. 허브를 활용한 예로 스웨덴 외스트라(Östra) 정신병원은 자연채광과 식물이 자라는 열린 공간을 통해 환자의 공격적 성향을 줄이고 있다고 한다. 

국립공주병원은 지역사회 협력으로 공주생명과학고 학생들과 함께 정신재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시행하였고, 3월부터는 자의 입원을 통하여 심신을 치료하는 개방병동을 열었으며, 입원환자들에게 자연 속에서 산책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정원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인간이 정원가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성숙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자기만의 정원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여유와 의미를 찾을 수가 있다는 의미다. 

국립공주병원은 치유정원을 가꾸고 친환경 텃밭을 조성하기 위해 전 직원 의견을 수렴하여 정원 디자인을 정하고 병동 입원환자와 외래방문객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대상지를 선정하였다고 한다. 여행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날씨라는 건 희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항상 평균을 웃돌거나 못 미쳐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 일상이다. 그런 삶이 일상임을 인정하면서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모든 사람에게도 열두 달이 있고 열두 달 내내 마음이 평온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치유정원을 통해 지역주민, 방문객 누구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정성껏 관리하다 보면 마음 건강이 조금씩 치유될 수가 있다. 시간은 무언가를 자라게 하고 해마다 아름다움을 조금씩 더해준다. 한 발자국씩 내디뎌서 나가다 보면 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치유는 천천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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