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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8. 2023

인사이드 아웃 2

픽사의 최대 인생작이 다시 돌아오다. 

불행과 불안은 어떤 점에서 다를까. 불안하다고 해서 불행과 연결되지도 않고 불행하다고 해서 불안하지는 않다. 불안은 상황이 긍정이든 부정이 든 간에 확실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불행은 상황은 결정되었지만 상태는 좋지 않은 상태다. 불안한 상태는 자신을 불행하다고 느끼게 만들 수는 있다. 불안은 양가적인 측면이 있다. 행복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불행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불안은 마치 이상한 친구처럼 항상 옆에서 기웃기웃 거리며 다른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만 그 불안이 사라지지 않으면 여러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나타나게 하는데 이런 증상을 불안 장애라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말하기도 한다. 무언가 끔찍한 일이 발생할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처럼 근거 없는 불안을 느끼게 하는 불안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감정일까.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작이라고 불렸던 인사이드 아웃이 2015년에 개봉이 되었었으니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다섯 가지 감정을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개성 강한 캐릭터로 의인화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그 영화가 2024년 속편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공개 하루 만에 1억 5,000만의 조회수를 넘겼다고 하니 그 관심을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사람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알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친숙해 보이는 다섯 감정에 더해 새로운 감정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네 캐릭터의 얼굴 중에 가장 먼저 얼굴을 내민 것은 불안이다. 새로운 나를 만날 시간이라는 카피를 가지고 돌아온 이 영화는 성장하며 새로운 스스로의 모습에 눈을 뜨게 될 것이라고 한다. 뇌 구조에서는 전두엽, 변연계, 기저 신경핵 등이 불안을 일으키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존재라 쉽게 말할 수는 없을 듯하다. 모든 감정에는 서로 간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행정신성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이상 특정한 감정만 지속이 될 수는 없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불안은 삶에서 경고등의 역할을 해준다. 가장 기본적임 감정들은 자신을 그 상황에만 놓이게 하지만 주변의 각종 위협으로부터는 다른 메시지를 보내지는 않는다. 기쁘고 슬프며, 화날 때도 있고 괜히 시니컬해지다가 움츠려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불안이라는 것은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라고 이야기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행복이라는 것은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내부의 감정색깔들이 모두 자기 색을 드러낼 때라는 생각이 든다. 골프에서 스윙 궤적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비스듬히 나가는 현상을 인사이드 아웃이라고 하고 반대의 경우는 아웃사이드 인이라고 한다. 인사이드 아웃은 자신에게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고 아웃사이드 인은 타인에게서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불안은 외부와의 연결 그리고 그 존재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새로운 나를 만날 시간은 언제나 남아 있다. 그것은 불안을 외면하지 않고 다양한 감정과 어우러지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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